길드다

<길드다강학원> 8회차 -『모든 것을 무릅쓴 이미지들』2부 1,2장 후기

TXTLAB/길드다 강학원 길드다(多)

글쓴이 : 풀시계 정체성이 변질되는 순간, 즉 자신이 부재하게 되는 순간은 생각보다 꽤나 자주 경험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던 노래가 어쩌다가 다음에 다시 듣게 되었을 때 좋게(다르게) 느껴지는 순간을 종종 겪는다. 항상 꾀죄죄한 스타일의 옷만 주구장창 입어대는 친구가 어느날 색 다른 옷을 입고 나왔을 때, 또 현재 사회 이슈에 대해 아무도 생각치 못한 부분을 콕 집는 글을 읽었을 때, 우리는 확신을 잃어버리는 순간을 겪는다. 그러나 프루스트가 말했듯이, 우리가 가진 특권은 단순히 그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을 목격할 수 있다는 데서 온다. 그리고 그 목격을 하기 위해 우리는 이미지를 독해해야한다. 세상에는 내게 어떤 순간을 선사해줄 좋은 음악과 좋은..

[보릿고개 프로젝트] 차명식의 의료인류학 3 : 보건과 사회가 만날 때

Writings/차명식의 [두 전쟁] 길드다(多)

* 보릿고개 프로젝트는 춘궁기를 겪는 청년들이 으로부터 고료를 받으며 글을 연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 명식의 은 의료인류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를 소개하고 그를 통해 작금 코로나와 마주한 한국사회를 바라보려 합니다. 의료인류학 3 : '보건'과 사회가 만날 때 의료인류학이 아우르는 분야는 실로 광범위하다. 앞선 글에서 살폈던 비서구세계의 의학체계의 연구는 물론 서구의학체계에서 환자와 의사가 보이는 언행의 양상, 병원 공간 내부의 일상과 권력 분석, 원시 인류의 질병과 영양 상태 등 의학이라는 단어에서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다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주요한 의료인류학의 분야 중 하나는 국제적인 보건체계, 특히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지역에서의 보건체계의 구축..

보릿고개 프로젝트] 김고은의 GSRC 프리뷰 -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Writings/김고은의 [걸 헤이 유교걸] 길드다(多)

*보릿고개 프로젝트는 춘궁기를 겪는 청년들이 으로부터 고료를 받으며 글을 연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김고은의 GSRC 프리뷰'에서는 '길드다소셜리딩클럽'에서 함께 읽게 될 책을 세번에 걸쳐 책을 리뷰합니다. 1. 페미니즘은 일부의 문제일까? 페미니즘을 처음 접했던 20살 이후, 나는 페미니즘에 다양한 입장을 취해왔다. 처음 페미니즘을 배웠을 땐 큰 감명을 받아 삶에 적극적으로 가지고 오려고 했다. 몇 년 전 페미니즘이 또래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기 시작했을 때엔, 페미니즘이 지나치게 이분법적으로 작동하는 사태를 보고는 크게 당황했다. 그 뒤로 나는 페미니즘과 거리를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페미니즘에 지지를 선언했든 외면하겠다고 다짐했든, 내 선택과는 별개로 페미니즘은 언제나 내게 닥친 현실..

<길드다강학원> 7회차 - '모든 것을 무릅쓴 이미지들' 후기

TXTLAB/길드다 강학원 길드다(多)

글쓴이 : 차명식 길드다 강학원 S1의 일곱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의 『모든 것을 무릅쓴 이미지들』, 그 중에서도 절반인 1부를 읽었는데요. 우선 지난주에 영화 을 함께 본 것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영화의 장면 장면들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었고, 그것이 실제 독해에 시너지를 일으켜주어 좋았어요. 발제는 영 씨가 1부의 전반부를, 제가 후반부를 맡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도 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데요. 그 중에서 제가 특히 인상 깊게 느꼈던 화제는 두 가지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하나는 ‘이미지란 무엇인가’에 대한 토론, 다른 하나는 ‘무릅쓴다는 것 - 그럼에도 상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토론이었습니다. 먼저 ‘이미지란 무엇인가’인..

[보릿고개 프로젝트] 차명식의 의료인류학 2 : 민족의학이라는 고대의 유산

Writings/차명식의 [두 전쟁] 길드다(多)

* 보릿고개 프로젝트는 춘궁기를 겪는 청년들이 으로부터 고료를 받으며 글을 연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 명식의 은 의료인류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를 소개하고 그를 통해 작금 코로나와 마주한 한국사회를 바라보려 합니다. 의료인류학 2 : 민족의학이라는 고대의 유산 0. 민족의학, 과학과 미신의 위태로운 경계에서 오늘날 서구의학이 보편적인 의학의 지위를 차지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비해 본디 각 문화에 존재했던 의료체계들, 민족의학이라고 불리는 비서구세계의 의학들은 위기에 처해있다. 가령 투르크메니스탄의 대통령이자 저명한 전통의학 연구가인 베르디무함메도프는 코로나에 맞서 약초를 쓰는 민간요법을 주장했다가 전세계의 조롱거리가 됐다. 당장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정부가 코로나 대책으로 한..

[보릿고개 프로젝트] 이동은의 한문이 예술: 한자,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

Writings/이동은의 [한문이 예술] 길드다(多)

이 *보릿고개 프로젝트는 춘궁기를 겪는 청년들이 으로부터 고료를 받으며 글을 연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동은의 한문은 예술'에서는 초등이문서당 의 과정을 세 번에 걸쳐 보여드립니다. 한자,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 0. 한자에 뭐가 있길래? 또래들이 조기교육으로 영어를 배울 때, 나는 한자를 외웠다. 한자를 수없이 쓰고 외우는 시간은 정말 괴로웠다. 하기 싫다고 연필을 부러뜨리기도 하고, 엉엉 울기도 했다. 내가 이런 생떼를 부려도 엄마는 묵묵히 마주 앉아 한자 시험을 봐주셨지만 말이다. 아무튼, 나는 외워도 외워도 끝이 없는 한자가 너무 힘들었다. 백 개를 외워도, 천 개를 외워도 내가 외운 한자는 모래사장의 모래 한 줌일 뿐이었다. 게다가 그 천 개의 모래알이 모두 다른 모양과 뜻과 소리를 ..

[보릿고개 프로젝트] 김고은의 GSRC 프리뷰 - 개연성 없는 연애, 소설

Writings/김고은의 [걸 헤이 유교걸] 길드다(多)

*보릿고개 프로젝트는 춘궁기를 겪는 청년들이 으로부터 고료를 받으며 글을 연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김고은의 GSRC 프리뷰'에서는 '길드다소셜리딩클럽'에서 함께 읽게 될 책을 세번에 걸쳐 책을 리뷰합니다. 개연성 없는 연애, 소설 어딜 가도 연애 얘기다. 기사에서는 연예인들의 연애담이, 노래에선 가수들이 겪은 연애의 기쁨과 슬픔이, 영화에는 누군가의 드라마틱한 연애 서사가 쏟아져나온다. 그래서 연애소설을 의 주제로 선택했을 때 책 선정에 난항을 겪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한국 근간 중 연애소설을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목록 중에 두 사람의 연애가 중심소재인 소설이 손에 꼽았다. 대부분 ‘연애’소설이라고 이름 붙이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최은영의 단편 소설집『쇼코의 미소』..

음악 포트럭 파티! <샐러드하우스> - 4월 주제는 '식사(食事)'

About us/What's up? 길드다(多)

크루-와상(渦相)의 두번째 발걸음! 크루-와상이란? 문탁 주변에서 지내던 형준, 새은, 우현이 길드다에 모여 재밌는 일을 벌여보려고 합니다! ‘크루-와상(渦相)’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음악과 관련된 활동과 추후에는 공연까지 진행해보려고 하는데요, 그 첫 번째 발걸음으로 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샐러드 하우스는? 는 ‘음악 포트럭 파티’로, 각자가 음악과 이야기를 가져와 함께 듣고, 나누는 자리입니다. 음악과 이야기는 매번 바뀌는 주제와 어울리는 것으로 차려집니다. 이야기는 글로 써오셔도 되고, 말로만 준비하셔도 됩니다. 음악은 직접 가져오셔도 되고, 당일 진행자에게 제목을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4월의 샐러드 하우스 주제 : ‘식사 ’ - 식사를 하는 공간, 함께 하는 사람에대한 추억. 더 넓게는 식재료, 요..

남산 강학원에서 써주신 비학술적 학술제 후기

*남산 강학원의 재윤님과 소담님이 써주신 비학술적 학술제 후기입니다~ 비학술적 학술제에 후기를 맡게 된 재윤입니다^^ 진행순서는 이러했습니다. 저는 전반부의 전시와 발표를 스케치할 거구요. 뒤에 저녁식사와 공연, 탁구경기는 소담언니가 2부로 후기를 맡아주었습니당 본격적인 학술제 진행에 앞서서 다들 문탁 네트워크 곳곳을 구경했는데요. 월든, 자누리, 파지사유... 이나 자누리 화장품 가판대에서 전해 듣기만 하던 곳들을 직접 보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청바지로 만든 방석들도 다 여기서 직접 미싱한거여서 모양이 다 다르더라구요! cup case 전시도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왜 컵인가는 중요치 않다. 그걸로 인해 우리가 겪은 과정이 전부다. 그래서 컵-사례 혹은 컵-사건이라고 부르는 게 적절하다.” 재미있게 자..

규혜 - 2019 청년페어 후기

*미학세미나 1시즌을 함께했던 규혜누나가 작성해준 청년페어 후기 글입니다! 사진작가 현우님의 고퀄리티의 사진과 함께합니다! 술잔 = CUP CASE → ? 탁구공이 오고갔던 탁구대는 금세 술잔들과 정성스레 준비해주신 음식들이 오고가는 식탁으로 바뀌었다. 공연과 운동으로 꺼진 배를 채우느라 식탁 위에 젓가락들은 분주했다. 그 분주함 속에서 오랜만에 만난 이들과 처음 만난 이들이 한 데 섞여 느긋하게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연말이라는 시간 그 자체만으로도 대화에는 즐거움과 아쉬움이 이미 가득 차 있었다. “오늘이 20대의 마지막 토요일인거 알아?” 연말은 언제나 나이를 떠올리게 하나보다. “규혜는 30대 됐을 때 기분이 어땠어?” 설렜었다. 그것도 엄청나게. “뭐야. 왜?” 20대는 방황이었고, 30대는 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