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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문이 예술] 봄② 뼈조각과 풀잎

Writings/이동은의 [한문이 예술] 길드다(多)

봄② 뼈조각과 풀잎 1. 옛날 사람들은 죽음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지난 시간에 우리는 옛 석(昔)을 통해서 '어려움을 이겨내면 어려움은 과거가 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의 우리와 다른 모습이지만 옛날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통해 우리의 문제를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죠.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생겼습니다. 만약 범람으로 인해 헤어진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면 옛날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만약 제가 홍수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를 잃는다고 생각한다면 너무너무 슬프고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는 주변 사람이 죽는다는 상상을 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죽음은 막연하고, 또 무서운 일이니까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면 안된다고 느껴지거든요. 지금보다 위험한 일이 많았던 옛날에는 아마도..

<한문이 예술> 여름학기 1회차 후기

TXTLAB/한문이 예,술 길드다(多)

약 한 달간의 방학이 끝나고 여름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봄 학기 때부터 토요일만 되면 계속 비가 왔는데요, 이번 수업시간에도 하늘이 조금 흐렸답니다. 1교시 - 한문은 관계의 기술! 은 작년에 한번, 올해 한번 열렸던 프로그램으로 이번에 세 번째로 열리게 되었어요. 작년과 올해 열렸던 시즌 사이에는 큰 연속성이 없었는데, 올해 열린 두 시즌은 연속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학기에 만났던 친구들의 거의 다시 볼 수 있었어요. 저와 동은쌤 매우 기뻤답니다. 홀수 회차 1교시에는 에 나오는 한문을 2~3문장 함께 공부해봅니다. 이번 시즌의 주제가 ‘감각’이니만큼, 우리 삶 속 일상의 감각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는 문장으로 꼽아봤어요. 첫 번째로 배운 문장들은 나의 일상을 새롭게 감각할 수 있도록 도와..

[2021 한문이 예술] 봄① 가장 오래된 어려움은 무엇이었을까?

Writings/이동은의 [한문이 예술] 길드다(多)

봄① 가장 오래된 어려움은 무엇이었을까? 1. 고대의 모습을 알 수 있는 한자 안녕하세요. 1교시에 고은쌤과 함께 한문을 읽어보았다면, 2교시에는 저와 한자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겁니다. 한자를 외우거나 하진 않습니다. 다만 한자가 무엇을 보여주는지 알아보도록 해요. 우리가 한자를 살펴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한자는 우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이고, 두 번째로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의 성당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 번째, 그만큼 우리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한자는 세계에서 쓰이는 문자 중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입니다. 여러 문자들을 살펴볼까요? 일본 문자는 약 AC800년으로 추정, 한글은 AC1443에 세종대왕님이 만드셨죠. 알파벳은 옛날부터 쓰이긴..

<짓기와 거주하기>게릴라 세미나 -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1회차 후기

TXTLAB/짓기와 거주하기 세미나 길드다(多)

이번 회차에는 서론부터 1부 3장까지의 내용을 읽었습니다. 서론이 굉장히 재밌었어요. 저자가 구체적인 몇 사람에게 노골적으로 분노를 표출한 부분에선 ‘찐 웃음’을 지었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도시와 도시계획의 방향을 얘기 하는 부분에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서론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잠시 거주했던 동네와 지나다녔던 곳들을 떠올렸습니다. 어떤 곳에서의 기억은 책의 내용에 대입해 생각해도 문제 없었고 어떤 곳에서의 기억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 동네의 규모가 책이 겨냥하는 도시의 규모와 다르기도 했고 책이 쓰여진 시대와 문화권이 지금과 다르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1부 1장부터 3장까지는 보도의 효용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보도에 대한 주장이 생각 이상으로 구체적이었어요. 예를 들면 보도의 넒..

<한문이 예술> 봄학기 6회차 후기: 우리 모두 "감사합니다!"

TXTLAB/한문이 예,술 길드다(多)

어느덧 봄학기의 마지막 시간이 되었습니다. 친구들 이름을 외우느라 진땀 빼던 게 저번 시간 같은데, 어느덧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또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다니요. 수업회차가 적긴 했지만 그래도 한 친구, 한 친구 눈을 마주보며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수업 시간에도 또 비가 내렸습니다. 2021년 봄학기는 비와 함께 하는 수업시간이 되었네요! 1교시 - 한문은 관계의 기술! 저번시간에 배웠던 한문을 복습하기 위해 칠판에 적어두었습니다. 그랬더니 먼저 온 친구들이 앞에 나와서 열심히 한자를 맞춰보고 있더라구요. 특히 아현이와 태현이, 은수가 열심히 칠판에 적었습니다. 처음엔 기억이 날랑말랑 헷갈려하더니 자기들끼리 이건가 저건가 해보고는 거의 다 맞춰놨더라구요. 깜짝 놀랐습니다. ..

<아젠다> 일부공개: 한문이 예술, 수업보다 수업후기가 더 재밌다?!

About us/What's up? 길드다(多)

'길드다 청년에게 기본소득을!' 아젠다의 통권 12호가 발간되었습니다. 아젠다는 길드다의 유료 뉴스레터입니다. 아젠다에는 길드다의 수많은 시도들과 시행착오들이 자아낼 여러 목소리들이 담깁니다. 때로는 바로 이 순간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향한 젊은 목소리를 담고, 때로는 오랜 책 속에서 시공을 넘어 유의미한 통찰을 간직한 구절들을 담습니다. 저희는 아젠다를 통해 길드다가 가지고 있는 구상, 준비하고 있는 시도, 하고 있는 활동들에 대해 세대를 넘어 공유하고 연대함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처한 문제들을 함께 마주하고자 합니다. (안내 클릭) 통권 12호에는 길드다의 래퍼 우현이가 최근 힙합계에서 벌어진 디스전을 비판적으로 살펴본

[저는 만드는 사람입니다 7회] 파지사유 공사일지: 공간은 무엇으로 공간이 될까요?

*[저는 만드는 사람입니다]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목수 김지원의 북&톡 연재글입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건 사고들,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매달 한 편의 글을 연재합니다. 파지사유 공사일지: 공간은 무엇으로 공간이 될까요? “잡동사니에 대한 강조가 가장 중요하다. 도시란 바로 이런 것, 즉 서로를 보완하고 지탱해주는 잡동사니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얽히고설킨 질서는 여러모로 대단히 경이적인 현상이다. 이와 같은 상호 의존하는 여러 용도들의 생생한 집합체, 이런 자유와 이런 삶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주저해서는 안 되며, 우리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항상 의식해야 한다.” ―제인 제이콥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안타까운 공간 공간 디자인을 시작한 뒤로, 나는 어떤 공..

은쌤의 초등한문교실 여름학기 <한문이 예술:감각의 재구성>

TXTLAB/한문이 예,술 길드다(多)

은쌤의 초등한문교실 여름시즌 ― 5.15~6.26 / 土 / 13:30~15:30 ― 한문이 예술(禮/藝,術)은 젊은 두 선생님과 함께 동양고전의 눈을 통해 질문하는 힘과 표현하는 힘을 배우는 초등학생 철학+예술 프로그램입니다. 한문이 예술(禮/藝,術)에서는 당연한 것을 낯설게 보는 연습을 합니다. 가장 오래된 지혜(고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날 때, 낯설어지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입니다. 한문이 예술(禮/藝,術)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을 표현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동양고전을 통해 길어올려진 생각은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통해 확장됩니다. 2021년 여름시즌에서는 감각을 재구성해봅니다. 1교시에는 『사자소학』을 통해 익..

<한문이 예술> 봄학기 5회차 후기: 세상에 가득한 기운들

TXTLAB/한문이 예,술 길드다(多)

수업을 시작하면 안그래도 빠른 일주일이 더 속도가 박차 오르는 것 같습니다. 어찌나 일주일이 빨리 돌아오던지, 저번주와 이번주의 기억이 조금씩 섞이곤 합니다. 이번주에도 비가 왔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아니었더군요. 수업 시작하기 전에 윤재와 선우가 신나게 건물로 뛰어 들어가는 걸 봤는데 제가 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1교시 - 한문은 관계의 기술! 고은쌤은 수업을 하기 전에 오늘 배울 문장을 미리 칠판에 적어놓는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수업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칠판에 적혀있는 한문을 보고 익숙한 한자를 맞추기 시작했어요. "쌤 이건 '지'라고 읽죠?" "이건 사람이죠 사람!" 한자에 대한 감각이 한 달만에 눈에 띄게 달라진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약간 감격스럽기도 했고요ㅋ 그래서 오늘 친구들이..

[걸 헤이 유교걸 6회] 선생님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

Writings/김고은의 [걸 헤이 유교걸] 길드다(多)

*[걸 헤이 유교걸]은 길드다 김고은의 북&톡 연재글입니다. 한때 유교를 사회악이라고 생각했던 20대 청년이 를 읽으며 유교걸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습니다. 선생님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 선생님과 잘 지내기는 어려워 내가 공부하는 인문학 공동체 문탁 네트워크에는 또래가 거의 없다. 처음에 나는 몇십 명의 선생님들의 공동체에 들어온 이방인, 그것도 낯선 젊은 이방인이었다. 문화의 차이, 어법의 차이, 공부의 차이가 두드러질 때마다 나는 선생님들에게 대항했다. 다수의 어른에게 아부를 떨거나 순응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선생님들에게 마냥 반기를 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래가 없는 이곳에서 선생님들은 나의 친구였고, 나 역시 공동체에서 제 몫을 해야 하는 제자이자 후배, 동료였다. 언젠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