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민주주의] 밀양을 다녀오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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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5

-시즌1/민주주의/밀양에 다녀오다(1)

-작성자 : 김고은










1.  정신없는 출발




5월 19일~20일 밀양에 다녀왔습니다. 

금토였는데도, 이우학교 친구들이 체험학습까지 써줘서 규태빼고 전원이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규태는 학교수업 발표라서 빠질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규태가 계속 참여하고 있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기차시간은 8시 45분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심지어 명식도) 하도 이르다, 나는 갈 수 없다고 하여서

전날 상당히 마음을 졸였습니다. 다같이 기차 놓치는 꿈도 꾸고 밤에 한 번씩 더 연락해서 체크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다들 일어났지?"하는 카톡에 (명식을 포함하여) 걱정했던 친구들이 다 일어난 것입니다!

'아, 마음놓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이때 마음을 쉽게 놓아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들 3명은 기차시간 5분 전에 수원역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픽업하여 함께 전력질주하였습니다.

설마 진짜로 기차를 놓치게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다행이 기차가 2분 연착되었고 (2분의 행복ㅠㅠ)

저희는 전력질주 후 숨을 고르자 잠시후 기차가 도착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2. 5월 19일 오후, 어진과의 만남




1시쯤 밀양역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너른마당근처로 찾아갔습니다. 어진과 만나기 위해서요.

특이한 돈까스 집에서 점심을 함께 먹고 너른마당으로 들어가 영화 <밀양 아리랑> 봤습니다.




   ▷ 밥을 먼저 먹고 올라와 자리셋팅까지 다해놔준 어진!




   ▷ <밀양 아리랑>을 보는 길위의 민주주의.




저는 가장 끝 자리에 앉아서 잘 몰랐는데, 영화볼 때 운 친구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울었는데 저 혼자 울었을까봐 걱정했는데 아니라 다행...^^하하하...)

영화가 끝난 뒤에는 무려 어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바쁠터인데도 잘 챙겨주는 어진! 1박 2일 내내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 동그랗게 모여 앉았다.




   ▷ 어진은 하나를 물으면 다섯을 대답해주느라 바쁩니다.




   ▷ 인기 많은 어진!






간략한 자기소개와 영화 <밀양아리랑>에 대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는지 아쉽다, 이정도인지 몰랐다, 왜 이렇게까지 당해야하냐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오랫만에 이 영화를 보는데, 어제 일같이 생생해서 벌써 몇 년이나 지났다는 것이 믿기질 않았습니다.

영화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 자극적인 부분은 뺀 게 이정도라는 영화라고 하지만,

할머님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니 밀양 현장에서 느꼈던 무력감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명박 박근혜로 10대 후반, 20대 초반을 보낸 저는 경찰에 약오르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무력했던 경험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기억에 남는 게 친구들과 세월호집회 때 내내 앞쪽에서 대치하다가 결국 경찰 차들에 막혀 옴짝달싹 할 수 없었던 일,

그리고 밀양에 친구들과 왔을 때 산 중턱에서 경찰과 대치하다가 산타고 막 오르려고 했었던 일입니다.

밀양에서 경찰에 약오르고, 속터질듯 분하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무력했던 일이 정말 엊그제 일처럼 떠올랐습니다.




어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어진은 열심히 상황을 설명해줬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현재 상황은 어떤지, 앞으로 어떤 일에 주력할 것인지를요.

질의응답시간이 끝나고 귀영쌤께 전화를 드렸더니, 귀영쌤이 수박이나 사들고 오라고 저녁해주신다합니다.

약간 걱정은 됐지만 거절하는 것도 모양새가 우스우니 덥썩 오케이했습니다. 







3. 5월 19일 저녁, 귀영쌤과의 만남




   ▷ 귀영쌤과 저녁식사 후 다과를 먹으며 이야기 중인 길위의 민주주의.




귀영쌤은 무지 맛있는 참치김치찌개와 마당에서 막 딴 어린상추잎&쌈을 꺼내주셨습니다.

어찌나 맛있게 먹었던지! 어린 상추잎이 정말 맛있더라구요. 다들 "정말 맛있다"며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뒤엔 수현이 어머님께서 손수 만드신 쌀케이크와, 마트에서 사온 과일을 풀어놓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귀영쌤께서 그 동안 어떻게 싸워왔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열심해 얘기해주셨습니다.

귀영쌤은 친구들의 반응이 계속 궁금하셨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에게 <밀양아리랑>어땠는지 물으시더니,

식사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면서 귀영쌤께서 저에게 친구들이 밀양에 계속 올 것 같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또 밥을 준비하는 내내 친구들에게 일을 시키라고도 하셨습니다. 일시키기는 귀영쌤만의 시그니쳐 친밀해지기법이지요.

귀영쌤께서 친구들이 밀양의 식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으로도 자주 왔으면 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 사랑방으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하는 길 위의 민주주의




귀영쌤과의 이야기를 마치고 사랑방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각자 하룻동안 밀양이 어땠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도와주는 방식이 아니라면 어떻게 연대할 수 있는 것일까, 수현이의 질문이 강렬했습니다.


앞으로도 수현이가 이 질문을 쭉 끌고갔으면 좋겠네요. 


더불어 다른 친구들도 수현이의 일로 여기지 말고, 자신의 일로 여겨 충분히 자신을 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18. 3. 5.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