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봄 두 번째 시간 <학교의 슬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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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년 3월 23일

작성자: 차명식



 




  차명식입니다. 오늘 봄 시즌 두 번째 시간에는 『학교의 슬픔』의 나머지 부분을 읽고, 지난번에 공지했던 대로 처음으로 글쓰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글쓰기 시간이 충분히 남지 않아 글쓰기까지만 하고 수업을 마무리했습니다만, 각자의 글 모두에 피드백을 마쳐두었습니다. 피드백은 이번 주에 각자 글과 함께 나누어줄게요.

 

  글쓰기는 각자 인상 깊었던 대목을 쓰고 그것이 인상 깊었던 이유를 써내려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가 말로 하던 것을 글로 옮긴 모양새가 되었네요. 그렇지만 말로 하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또 다른 것이고, 일단 한 번 말로 나눈 다음에 글로 옮기는 것이니 또 생각이 달라질 수 있겠지요. 요즈음에는 손 글씨로 길게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드물어 많이 어색했으리라 생각하는데, 다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글을 써주어 읽으면서도 매우 재미가 있었습니다.


  가령 정석이는 ‘사랑’에 대한 대목을 골라, 과연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사랑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구요. 그런가 하면 윤수는 ‘권태를 다루는 연습’에 대한 대목을 골라 왜 작가가 그런 연습을 아이들에게 시켰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네요. 두 사람이 고른 대목을 한 번 보도록 할까요?



  「“정확히 선생님들과 똑같이 얘기를 하지. ‘그것’, ‘그것’말이야! 학교는 나한테 맞지 않아요. 나는 ‘그것’에 안 맞아요. 바로 이렇게 대답한다고. 그 아이 역시 자기도 모르게 무지와 앎 사이의 끔찍한 충격에 대해 말하는 거야. 선생님들의 ‘그것’과 동일한 ‘그것.’ 학생들은 자기들이 학교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선생님들은 그런 학생들은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지. 양쪽 모두 똑같이 ‘그것’을 말하는 거야!”

  “감정이입을 치워버리면 ‘그것’은 어떻게 치유하지?”

  여기서 그는 엄청 주저한다.  (중략)

  “‘감정이입’보다 더해?”

  “비교도 안 되지. 네가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아니 대학이나 그 비슷한 곳에서는 절대 입 밖에 낼 수 없는 말이야.”

  “뭔데? 해봐.”

  “아니. 정말이지 못하겠어…….”

  “자, 어서!”

  “난 못한다니까! 교육을 말하면서 이 말을 내뱉었다간 넌 린치 당할 거야.”

  “…….”

  “…….”

  “…….”

  “사랑.”」 (366 ~ 367p)



  「“오늘 저녁 이십 분 간 권태 연습을 하는 거다. 공부 시작 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야.”

   “음악 듣는 것도 안 돼요?”

   “그거야말로 안 돼.

   “이십 분이요?”

   “그래, 이십 분. 시계를 손에 쥐고. 오후 5시 20분부터 5시 40분까지. 곧장 집으로 돌아가 아무에게도 말을 건내지 말고, 도중에 딴 데로 새지도 말고, 게임기도 무시하고, 친구들도 못 본 체 하고, 너희들 방으로 곧장 들어가 침대 옆 구석에 앉아 책가방도 열지 말고, 워크맨도 끼지 말고 게임기도 들여다보지 말고, 허공에 눈을 박고 이십분을 기다려봐.”

   “뭐하러 그래요?”

   “어떻게 되나 보게. 흘러가는 시간에 집중하고, 일 분도 놓치지 말고 어땠는지 내일 얘기하는 거야.”

   “우리가 했는지 어떻게 검사하실 거죠?”

   “나야 할 수 없지.”

   “그리고 이십분이 지난 다음에는요?”

   “허기진 사람처럼 각자의 일에 달려드는 거야.”」 (206p)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고 ‘이것이 정말로 가능한 일일까’, ‘왜 이런 일을 하게 된 것일까’와 같은 의문을 제기한 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먼저 정석이의 질문에 대해서는 ‘사랑’이란 말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하여 말하고 싶어요. 정석이의 말마따나 사랑이라는 말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일이 많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사랑처럼 아주 기본적인 가치가 빠져버리면 아무리 돈이나 인력 같은 다른 것들이 많아도 일이 의미를 잃기 십상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작가가 그랬듯 사랑이라는 단어를 우리가 ‘해낼 수 있는’ 형태로 보다 가다듬을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한편 윤수의 질문에 대해서는, 작가는 아마도 학생들에게 자신의 시간을 통제하는 연습을 시켜주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빡빡하게 스케줄을 관리하여 시간에 쫓기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에 자신의 시간을 쓸 수 있는 연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두 사람 모두 자세한 내용은 피드백에서 확인해주세요.


  두 사람 외에도 다들 첫발을 잘 떼었고, 수고했습니다.


  다음 주 책은 『학교란 시끄러워야한다』입니다. 학교의 슬픔과 마찬가지로 선생님이 쓴 글이지만 학교의 슬픔보다는 쉬울 거예요. 이번에는 한 번에 주욱 읽어보도록 합시다.


  그럼, 이번 주말에 만나요!

 






 


동은

2016.03.23 
10:21:44
(*.168.48.172)

첫 시간에 예고한 대로 이렇게 도란도란 모여 글쓰는 시간을...! 처음이었지만 예상보다도 친구들이 20분 동안 빠르게 종이를 채워주었습니다. 점점 글 쓰는 시간이 쌓여서 더 능숙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ㅎㅎ 이번주 일요일날 봐요!


ㅈㅅ

2016.03.27 
11:12:45
(*.238.200.91)

1등


민지원

2016.03.27 
11:35:55
(*.70.220.17)

2등


민지원

2016.03.27 
11:39:54
(*.70.220.17)

이번 책은 재밌었습니돳!!


윤선경

2016.03.27 
12:56:34
(*.77.127.26)

글쓰기는 조금 뭘써야 할지몰랐지만 괜찮았고,오늘 할책은 재미있었습니다!


작은나무

2016.03.27 
13:45:23
(*.7.57.115)

저 나실인 인데요 오늘하고 다음주 못갈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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