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겨울 여덟 번째 시간 <허클베리 핀의 모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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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년 1월 27일

작성자: 이동은







  이번 겨울시즌 마지막 책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마무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시간에 책에 대한 시대적인 배경 속에서 허클베리라는 인물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남은 부분을 어떻게 읽었을까 궁금했었어요. 후반부에는 허클베리가 왕과 공작에게서 도망쳐 친구 톰 소여를 만나 짐을 구출하기 위한 허무맹랑한 소동을 벌인 뒤, 다시 떠나는 내용이지요.


  여기서 등장한 톰 소여는 허클베리와 엉뚱하기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인물입니다. 둘은 악동으로서 비슷해보이긴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얼마나 다른 인물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 허클베리가 지금까지 요리조리 잔꾀를 부리는 식이었다면 톰은 굳이 벌리지 않아도 되는 일을 자기 생각에 맞게 이뤄야지만 하는 아입니다. 초반에 허클베리와 톰이 함께 강도단을 만드는 장면에서 꼭 책이나 영화에서 본 것처럼 누군가를 죽이고 물건을 빼앗아야지만 자신이 바라는 강도단이 된다고 했던 것처럼, 맨 마지막 짐을 위한 구출작전이라는 것이 사실 짐에게 해방소식을 알리기만 하면 되는 일을 마을을 뒤집는 소동을 벌이게 됩니다. 그러다 톰은 허벅다리에 총까지 맞게 되지만, 자신은 오히려 총까지 맞아서 기쁘다고 하지요. 허클베리가 답답하다고 느낄만 합니다. 사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톰 소여의 모험> 후속작이니 책을 통해 톰이 좀 더 궁금한 친구들은 <톰 소여의 모험>을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지난 시간 명식 선생님이 자신이 이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으로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던 것을 다들 기억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정체를 밝히자면 민음사판 450P입니다. 짐이 결국 잡혀갔다는 것을 알고 짐은 왓츤 아줌마에게 편지를 보내 짐을 꺼내줄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씁니다. 만일 이 편지를 부치게 되면 짐은 풀려나겠지만 자신의 모험은 그대로 끝이 나게 되지요. 짐은 이 편지를 쓰고서 짐과 함께했던 모험들을 하나하나 되돌이켜 봅니다.

 

  나는 난생 처음으로 죄가 깨끗이 씻겨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기도를 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곧장 기도를 드리지는 않고 편지를 아래에다 내려놓고서 앉은 채 생각에 잠겨있었습니다 - 참 이렇게 되기가 천만다행이야, 하마터면 지옥에 떨어질 뻔 했잖아 하고 말이지요. 그러고는 생각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짐에게 나쁜 감정을 품었던 때는 전혀 머리에 떠오르지 않고 그 반대의 장면만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 맨 마지막으로 나는 뗏목에 천연두 환자가 타고 있다고 하여 짐을 구해 냈을 때 짐이 아주 고마워하며, 나더러 그가 이 세상에서 가진 가장 좋은 친구이자 하나밖에 없는 친구라고 하던 일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바로 그때 우연히 주위를 둘러보다가 방금 써놓은 그 편지가 손에 들어왔습니다. (...) "좋아, 난 지옥으로 가겠어." - 그러고는 편지를 북북 찢어버렸습니다. 그것은 끔찍스런 생각이었고 무서운 말이었지만 벌써 입 밖으로 내뱉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뱉은 말을 취소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었지요.


  "좋아, 난 지옥으로 가겠어." 이 말이 당시에는 얼마나 엄청난 이야기였을까요. 천국에 가기 위해 살던 사람들에게는 흑인 노예때문에 지옥에라도 가겠다는 허클베리의 말이 경악스러웠을 것입니다. 친구들이 명식선생님이 꼽은 이 장면에 각자 어떻게 생각을 할지 궁금합니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분명 이 장면이 상징적으로 사람들에게 비춰졌을 거란 걸 알아두었으면 해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이것으로 마치게 되었고, 다음주 에세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동안은 사전에 에세이에 대한 이야기가 없이 바로 초안을 써보는 것으로 했지만 이번에는 에세이의 완성도를 조금 더 높혀보기 위해 전주에 에세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각자 친구들이 어떤 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고, 그리고 그 책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어떤 방향으로 쓸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친구는 아래 명식쌤이 올려두신 글을 보고 참고하도록 하세요.


  다음 주에는 각자의 글로 만납니다. 다음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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