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겨울 여섯 번째 시간 <가난뱅이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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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년 1월 14일

작성자: 차명식





 

    안녕하세요. 두 주 만에 후기를 쓰게 된 명식입니다.

 

   이번 주에는 조금 독특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바로 마쓰모토 하지메의 『가난뱅이의 역습』이었는데요. 뭔가 껄렁껄렁한 말투로 써나가는 문체부터, 도시에서 돈 없이 자고, 먹고, 불의에 싸우는 내용까지. 도통 다른 책들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많았지요. 다들 책을 읽으면서 독특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도 했구요.


  사실 『가난뱅이의 역습』은 무슨 종류의 책이다 라고 딱 끊어 말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책입니다. 작가의 실제 이야기를 가져다 쓴 것이니까 소설책은 아니지요. 뭔가 학문 같은 것에 대해 쓴 것이 아니니 인문학 서적도 아니구요. 시는 당연히 아니고, 그럼 수필? 그런데 군데군데 들어가 있는 구체적인 동네 이름이며 가게 이름 같은 걸 보면 여행책이나 정보지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굳이 그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돈 없고 빽 없는 젊은 가난뱅이가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한 분투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러분이 책을 읽고서 인상 깊은 부분이라 짚은 내용들을 보면 작가는 참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합니다. 시위를 하기 위해 선거 후보로 나서기도 하고, 대학 식당의 밥이 맛없다는 이유로 패를 모아 습격하기도 하고, 시장에 모여 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아무것도 팔지 않는 가게를 만들기도 하고. 어찌보면 이 사람은 그저 노는데 정신이 팔린 게 아닐까도 싶고, 때때로는 너무 막나가는 게 아닌가도 싶지요.


   그렇지만 결국 우리는 작가가 한 모든 일들이 먹고, 입고, 사는 문제에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작가가 말하는 ‘가난뱅이’란 꼭 하루 끼니를 매일 같이 걱정해야 하는 그런 사람들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그건 바로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학생일 때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열심히 학점을 받아 좋은 직장을 얻어야 하고, 직장인이 돼서는 돈을 더 벌어 집을 사고 결혼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또 돈을 벌어야 하고……. 이른바 사회의 ‘우등생’이라 불리는 길은 언제나 무언가가 모자란 길입니다. 다음 순서, 또 그 다음 순서를 위해 내내 돈을 벌고 일해야 하는 길인 것이지요. 그래서 항상 무언가 부족한 삶만을 사는 사람. 마음 편히 삶을 즐길 수 없는 사람. 그것이 바로 우리, 가난뱅이입니다.


   한 명의 가난뱅이로서 좀 더 싼 집과 밥을 찾아 분투하는 작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제 몇 년만 있으면 대학생이 될 것이고, 혹여 거리가 먼 대학이라도 다니게 되면 방을 얻게 될 것이고, 방을 얻게 되면 빨래며 밥도 스스로 고민해야 할 테지요. 그럼 그 때부터 먹고, 자고, 입는데 드는 수고와 비용을 스스로 생각해야 합니다. 부족함과 불안감을 느끼고,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 때가 되면 이 책, 「가난뱅이의 역습」은 조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작가는 가난뱅이로서 살기 위해 단지 소소한 팁 같은 것만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작가는 자신들은 왜 가난뱅이인가? 누가 자신들을 가난뱅이로 만드는가?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와 같은 질문들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깁니다.


  특히 ‘놀이’와 ‘사람’들은 작가의 ‘역습’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작가는 모두가 함께 놀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그 곳으로 동네 사람들을 끌어 모아 함께 즐기면서 가난뱅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활동을 만드는 것으로 험난한 세상에 저항합니다. 예, 중요한 건 ‘함께’입니다. 비싼 집값에 맞서는 공동주거, 비싼 밥값에 맞서는 한데 목소리를 모으는 학생들, 동네에 활기를 돌게 만드는 축제의 향연.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의 시작이 작가의 모든 이야기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별천지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작가의 화려한(?) 이야기들은, 의외로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는 것들입니다. 공동주거, 재활용센터, 동네 카페, 동네 영화관. 지금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파지사유’ 카페도 그러한 거점이구요. 하릴없이 나와 앉아 있으면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누군가와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무언가를 시작하게 되는 그런 공간. 지금부터 여러분도 그런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학교, 동네, 아니면 이곳 문탁과 파지사유. 어느 곳에서든 시작해서, 「가난뱅이의 역습」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을 모아보면 어떨까요. 그런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가난뱅이의 역습」 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번 겨울 시즌도 마지막 책만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바로 ‘허클베리 핀의 모험’입니다. 다소 두꺼운 책인 만큼 두 번에 나누어 읽을 것이니, 이번 주에는 우선 22장 (민음사본 기준 331p) 까지 읽어 오시면 되겠습니다. 인상 깊은 부분을 가져오는 것도 잊지 말구요! 아울러 이번 주 간식은, 연희와 동희입니다. 동희는 혹시 두 번째라면 말해주세요! 일요일에 만나요!







김가현

2016.01.16 
20:19:31
(*.71.77.60)

재미있었어요 ! 작가의 경험담들이 황당하면서도 웃긴 책이었어요 ㅎㅎ. 저 내일 빠질 것 같아요 ㅠㅠ 죄송합니다 ~


도연희

2016.01.16 
22:52:01
(*.11.137.132)

제가 생각했던 삶과 다른 삶을 사는 사람을 보니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대학생이 되면 사회생활하고 제가 독립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약간 겁이나기는 하지만 '가난뱅이'이더라도 그들만에 즐거운 삶을 보니 독립하여 생활하는 것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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