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겨울 일곱 번째 시간 <허클베리 핀의 모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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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년 1월 23일

작성자: 차명식







  안녕하세요, 중등인문학교 차명식입니다.

 

  이번 주에는 드디어 마지막 책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게 되었습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같은 작가 마크 트웨인의 작품인 『톰 소여의 모험』의 후속작으로, 미국 문학의 정수라고 불릴 정도의 작품이지요. 꼭 한 번 읽어볼만한 고전이긴 하지만, 사실 이 책을 넣으면서 다소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허클베리 핀의 말과 행동들은 지금껏 읽은 책들의 다른 어떤 주인공들보다도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폭력적이면서도 솔직하고, 또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어딘가 어수룩한 모습의 허클베리는 지금까지 읽은 『아홉 살 인생』의 여민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작은 나무, 『가난뱅이의 역습』의 마쓰모토 하지메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종종 왜 이런 식으로 말하고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던 친구들이 있었기에, 허클베리 핀을 읽으면서도 다소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나름대로 다들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여장을 하고 스스로 지어낸 이름조차 까먹는 허클베리 핀, 천연두에 걸린 가족들의 이야기를 지어내어 사람들을 쫓아내는 허클베리 핀.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춰 익살을 부리며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허클베리 핀이 주는 웃음은 어지간한 벽들은 다 넘어 통하는 모양입니다.  다만, 그러한 웃음만으로 넘기기에는, 허클베리 핀이라는 작품이 가진 의미는 보다 깊습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출간되었을 당시 미국은 여전히 엄숙한 기독교의 나라였습니다. 그 와중에 허클베리 핀이라는 작품, 욕을 찍찍 내뱉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게다가 흑인 노예와 말을 터놓기까지 하는 주인공을 세운 작품은 미국의 점잖은 어른들에 어마어마한 충격이었지요. 당대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금서로 지정되기까지 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단순히 ‘나쁜 책’이 아니라, 그 때 당시 미국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와 학교의 가르침에 고분고분한 착한 아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악마 같은 나쁜 아이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인 허클베리 핀. 허클베리 핀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날것입니다.


   교회에 감화된 척 하더니 그날 밤 다시 술에 진창 취하는 아버지나, 술에 취해 치고 박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하는 노동자들. 신실한 믿음과 품위를 갖추었음에도 원 수가문과의 싸움에서는 주저 없이 상대를 죽이려드는 사람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완벽하게 아름다운 면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완벽하게 악한 면만을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부끄럽고, 추하고, 그렇지만 따뜻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하여 노력하는 책이지요. 무언가 교훈을 주기 위해 꾸미고 재단한 이야기가 아닌, 세상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이 책의 힘이고, 이 책이 미국 문학의 정수인 이유입니다.


  이제 이 이번 주, 허클베리 핀의 나머지 절반을 읽으면 드디어 인문학교를 마무리하는 에세이를 쓰게 됩니다. 허클베리 핀과 비교했을 때, 우리는 어떤 식으로 세상을 보고 또 쓸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하여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도연희

2016.01.23 
20:41:08
(*.11.137.132)

이 책을 읽을 때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던 부분도 많았고, 이 책이 그 시대의 금서라고 해서 조금 의아했었는데 시대적 배경을 알고 나니 재미있었습니다.  허클베리 핀이 거짓말을 지어내는 모습이 재밌었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허클베리 핀이 조금 불쌍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불평하지 않고 그때그때 순발력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니 대단해 보였고, 허클베리 핀만의 순수한 눈으로 보는 세상이 저의 눈으로 보는 세상과는 달라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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