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kopelli in da cave] 알바가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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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는 부모님을 도와드리던 일을 그만두고 알바를 시작했다. 


작년에 하던 일은 일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면이 있었으니 제대로 된 일은 올해 처음 시작한 셈이다. 


편의점과 고깃집에서 일을 했다. 고깃집은 장사가 급격히 안돼서 한달만에 잘렸고(내가 일을 못한 이유도 크다.) 편의점은 몇달 일을 계속했다. 


처음 한달은 할만했다. 

앨범을 만드는 데에 대충잡아도 100만원정도 예산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일을 더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하지만 최저시급 인상으로 인해 고용주들은 안그래도 챙겨주기 힘들던 주휴수당을 확실히 안주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최저시급을 제대로 챙겨준다는 말은 절대 아니고... 어쨌든 그런 이유로 마음에 드는 일자리는 정말 없었다. 


그렇게 두달 세달이 지날 즈음엔 일이 정말 하기 싫어졌다. 


일이 힘들다거나 돈이 얼마가 중요한게 아니라 일 자체에 대한 애정이 없으니 지속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이런 일상을 보내면서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반대로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나에겐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받는 돈에 비하면 이정도는 견딜 수 있다는 심리이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생각하니 또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네. 역시, 결국 다 돈이다. 지겨우면서도 돈 만한 답이 없다. 


어쨌든. 알바를 그만두었다. 

앨범을 만들 수 있는 돈을 약속받았고,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장비를 업그레이드를 시켰다. 

하기 싫은 일을 계속하면서 벌 이유도 없고, 하고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요즘엔 기분이 매우 좋다.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상태, 상황에 한걸음 다가가는 중이다. 


내가 하고싶은 일로 돈을 벌어 먹고사는 걱정없이 사는 것. 이게 내가 생각하는 최고, 최선의 상태이다. 


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18. 9. 5.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