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정체성>(1)/아민 말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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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7/03/22

작성자 : 김산










 사람 이루는 소속은 수없이도 많다. 이것을 모두 묶자면 자신의 정체성이 된다.


  나를 예로 들자면 나는 생물학적으로 간성이 아닌 남성이고, 젠더는 시스젠더이며, 채식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미성년자, 학생의 신분이고, 한국 시민권을 가졌고, 토종 한국인이며, 나무닭 움직임연구소 소속이고, 문탁.. 내 소속인가?


  그 안에서도 개개의 한국인들은 모두 다르고, 개개의 채식주의자는 모두 다른 이유로 채식을 하고, 개개의 남성은 모두 다르고 등.

  나를 이루는 요소를 각각 분리하여 보게 된다면 소속에 속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지만, 나의 속성들을 모두 합치게 된다면 이 소속들을 모두 가지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꽤 흥미로웠던 부분은 우리는 종종 한 소속에 우리나 다른 귀속시켜 우리의 정체성 중 이 소속이 우리의 전부인 것처럼 살고있고, 우리의 그하나의 소속이 타격을 받게 된다면 그 사람의 인격 자체가 타격받는다는 것이다. 그 소속이 우리 정체성 전체를 점령한 것이다.

 최근 BBC에서 논란이 된 동양인 차별에 내가 그렇게 분노했던 이유는 나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 중 하나인 동양인에 나를 귀속시킨 것 때문인 것 같다. 그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백인 또한 동양인 여성이라는 소속에 보모라는 것을 귀속시켜 말했을 것이다.

  내가 한 때 지지했었던 메갈리아에서 남성 동성애자 혐오에 불편한 일부 가짜 페미니스트들이 6.9주의보를 받았던 사건 또한 같은 이유일 것이다.


  너는 나보다 어리니까 나보다 무식하고 판단력이 어리겠지. 너는 여잔데 왜그렇게 털이 많니. 너는 레즈비언이니까 변태성욕자겠지. 너는 흑인이니까 가난한 나라에서 왔을거야.


  더 깊게 보자면 세월호에 탑승한 아이들이 어른 말을 잘 들어야하는 학생에 자신을 귀속시키지 않았으면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니 나도 다른사람을 하나의 소속에 가둬놓고 보는 경향이 있었다.

   나는 남자들을 '전부 무식한 주제에 아는척 오지게하고, 젠더 감수성도없는 성차별적인 인간들', 프랑스를 '최고의 나라'(아직도 못고침), 학교, 학원 미술선생님들을 '르네상스적인 사고에 쳐박혀사는 인간들' 교인, 목사들을 '꼰대에 다양성 존중도 못하는 호모포비아들' 로 취급했다. 제일 가까이있는 목사이면서 성소수자를 지지하고 다양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을 가장 중요시하고 농사를 짓는 아빠가 있는데도 말이다.

나도 꽤나 편향적인 인간이었다. 일반화 하는 것은 모두 좋지않은 사고라는 것을 모두 잘 알지만 우리는 종종 이것을 잊어버린다. 반성하자.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2부 세계화에 인해 철저히 무시되는 정체성들이다. 유럽은 근대화(미국화)를 진행하면서 그들의 고유한 문화,사회,종교적인 무게를 계산에 넣은 수 있었지만, 이랍은 매 단계를 급히 지나가야했고, 종종 자신들을 깔보는 서양에 대항하여 자신을 최대한 지키면서 근대화해야만했다.

  IS의 살인적인 행동들의 근원에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민주주의적으로 바뀌게된 기독교의 예를 보면서 종교가 사회의 영향을 받는것을 깨달았다.


  어떻게해야 정체성을 손실하지 않은채 근대화를할까, 참 어려운 문제다.



  오랫만의 세미나를 통하여 나의 어눌한 말솜씨에 감탄했고, 글읽는 연습. 발음하기. 내 생각 구체화시ㅋㅕ서 말하기 연습좀 해야될 것 같다.


   책을 오독했을까 걱정도되었지만 작가의 의도대로 잘 읽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댓글

고은 2017.03.23 13:23:58

후기 쓰면서 보니 2부가 이해 안되어 두번이나 더 읽었다는(맞나?) 산이!

두 번째 분기의 청송세미나를 해보니 저번과 다르다는 것이 느껴져서 신기했어

산이는 저번보다 훨씬 맥락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고

수민이도 적극적으로 해독을 하면서 모르는 부분을 줄쳐온 것 같았어!

선재는 비록 책이 안와서 못읽었지만, 내내 적극적으로 함께 얘기해서 좋았어!

나는 청송에 너희 만나러가는게 재미있는데, 다른 친구들도 재미있으려나 몰라!ㅋㅋ

동은 2017.03.23 16:07:47

산이 이렇게 보니 반갑네 ㅎ ㅎㅎ 읽은 책이 뭔지 궁금하다. 나중에 청송 놀러갈게~

히말라야 2017.03.24 23:03:07

"나의 어눌한 말솜씨에 감탄했고"

ㅎㅎㅎ 듣고 싶네...산이의 어눌한 말솜씨...그리워용!






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18. 3. 11.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