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세미나> 서울에서 했던 미학세미나 세번째 시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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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삼청동 현대미술관에서 뒤샹전을 보고 근청에서 세미나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모두들 재미있게 보고 왔다고 했습니다. 책은 미학오딧세이 나머지 3권을 모두 읽고 만났어요. 2권은 미술사와 함께 근대 회화에 대한 분석을 했다면 3권은 현대예술을 어떻게 바라보아야하는지에 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후반 내용은 포스트모던과 미디어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기존 예술은 세계의 어떤 대상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무엇을 더 정확하고 완전하게 재현할 수 있을까? 그러나 현대는 그런 재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서로 다른 일들의 연속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것을 깨닫게 되면 기존의 새계는 더이상 없고 더 깊고 진한 숭고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세계와 세계의 재현의 자리에는 이제 숭고와 시뮬라크르가 자리잡게 됩니다. 마치 리좀과 같은 방식으로 절대진리란 없으며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사건만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드러납니다. 기존 재현회화에서는 문자와 기호가 함께 있으면 안된다는 원칙과 실제의 사물과 비슷하게 기호로 표현하는 유사의 원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사물을 유사하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상사의 원리를 이용해 우리가 항상 봐오던 상투적인 모습을 다르게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깨닫도록 유도하게 되었습니다. 세계를 표현할 때 꼭 풍경화를 그릴 필요가 없으며 우리가 현실로 보고 있는 색을 반드시 회화에서 사용할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같은 판화를 계속해서 찍어내는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나 <캠밸수프>는 그것이 얼마나 정확한 색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그저 마구잡이로 찍어내는대로 서로 다른 뉘앙스의 차이가 중요할 뿐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시뮬라크르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거죠. 


새로운 세계와 감각을 깨닫게 해주는 것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뉴먼이나 로스코처럼 색면추상과 같은 회화가 등정한 것도 이런 시도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그것을 거대한 자연을 보여주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유한한 면 위에 무한한 표현을 위해 역설적인 묘사를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베이컨같은 경우는 시각으로 감각을 일깨우기 위한 시도를 했습니다. 베이컨의 그림을 보면 어딘가 뒤틀리고 역거우면서도 불쾌하지만... 그것이 새로운 감각으로 이어지는 과정인 겁니다. 이처럼 새로운 세계를 열고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감각을 하는 것은 현대의 비어있는 신체가 또다른 무언가가 됨으로써 다양해지길 바라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유한한 신체로 무한한 경험을 할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마지막은 뉴미디어의 등장입니다. 이전에는 없는 바로 '사진'과 '영상'의 등장입니다.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기존 예술의 미적 기능을 없애고 정치적 기능을 새롭게 끌어오게 됩니다. 이는 곧 회화의 엄청난 위기와도 같았지만 예술이 기술로 대체되어버린 상황을 오히려 다른 기회로 바라본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발터 벤야민입니다. 새로운 미디어로 인해 혁명까지 예상했던 벤야민과는 다르게 귄터 안더스는 오히려 이런 새로운 미디어가 유령(팬텀)과 같은 반복된 영상으로 인간의 참과 거짓의 구별의 감각을 흐리게 만들어버리고 말 것이라고 말했어요. 


저는 벤야민의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을 이전에 읽어본적이 있었지만 오히려 텔레비전이 '바보상자'라고 불리는 것이 익숙하다보니 안더스의 의견이 더 새롭고 궁금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더라고요. 세미나에서는 전시회를 보고 와서 그런지 전시회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우현이는 뒤샹이 마치 '힙'의 원조 맛집같단 느낌을 받았다고 해요 ㅋㅋㅋㅋㅋ... 원조 맛집... 명식오빠는 뒤샹의 다양한 해체의 과정이 인상깊었다고 합니다. 형상의 해체, 예술의 해체, 예술가의 해체, 공간의 해체... 등등. 그리고 마지막에는 해체했던 것을 오히려 다시 종합하려는 시도를 한게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 해요. 


저는 그런 얘기를 듣고, 또 이번 책을 보니 계속해서 새로운 표현과 감각을 보여주는 것이 과연 예술인걸까? 라는 질문이 생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더 괴랄한(...) 작품들이 나오는게 아닐까 해서요. 하지만 같은 것의 반복은 더이상 예술이 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예술은 어떤 것일까요? 이미 이전의 사람들이 모든 것을 한 것 같은데 ....... ... 이런 질문.......


책의 끄트머리에 예술로서 인정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그저 골방에서 하는 것과 전시되는 것은 전혀 다르다.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고 그것에 대한 피드백이 돌아올 때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등등... 그러다보니 저번시간에 진정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 다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창작자들은 과연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이런 실문도 떠올랐죠. 


규혜언니는 3권 전체을 '이성의 시뮬라시옹'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무언가를 보고 판단하는 것은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이성의 허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어디까지나 판단하는 것은 것의 기반으로 만들어진 시뮬라시옹 속이라는 걸 얘기하는 것 같다고 말이죠.


이런저런 여러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몬가.. 어딘가... 어쩐지... 뱅뱅 돌고 붕 뜬 이야기만 오고가는 것 같았어요. 좀 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이야기가 오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각자 다음주부터는 죽이되든 밥이되든 각자의 문제의식이 있는 메모를 짧게라도 적어오기로 했어요. (맞죠???) 아무래도 그러는 것이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는데 좋을 것 같아요.





뭔가 어딘가 숙연.......


 서울에서 세마나를 하니.. 좋다고 하더라고요. 항상 먼 곳에서 오는 분도 있으니 종종 전시를 보고 서울에서 세미나를 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주엔 <도발> 124쪽까지 발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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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19. 3. 22. 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