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미로] 네 번째 시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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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초빈


 이제까지의 길위에서는 주제와 관련된 책을 선정해서 읽어오는 식이었는데, 이번 시간에는 특별히 <산티아고에는 비가 내린다>라는 칠레 내전에 관한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칠레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어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중에도 다양한 인물의 등장으로 인물 구분이 어려웠고, 맥락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미리 배경 상황에 대해 알아본 후 시청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큰 줄거리는 사회주의를 실현하려고 했던 아옌데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이에 피노체트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마을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학살하고 정권을 잡는 내용이었습니다.


 시민들을 이끌던 주모자와 자신이 죽을 걸 알면서도 시민들의 편으로 넘어온 군인이 총살 당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극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담담하게 연출되어 오히려 사실감 있고 ‘사람의 목숨이 저렇게 가볍게 다뤄졌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인상 깊었던 장면은 영화 속에서 묘사된 중산층의 모습이었는데, 사람이 죽든 말든 파티하며 마시고 떠드는 거나, 10일 동안 고기를 못먹었다며 불평하는 것을 보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마당에 고기가 중요한가? 저 사람들은 뭐가 문제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당히 충격적이면서도 잘 와닿았던 부분인 것 같습니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라서 그런지 결말이 깔끔하거나, 다른 영화들처럼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지도 않습니다. 사실 결말보다는 그 과정들이 더 기억에 잘 남습니다. 군사정변을 일으킨 피노체트, 정의를 위해 대항하는 시민들, 이게 과연 옳은 일인가 고민하는 군인,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른 채 자신의 불평만 늘어놓는 중산층들. 당시 사회의 계층별 흐름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18. 10. 3. 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