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겨울 첫번째/두번째 시간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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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년 1월 8일

작성자: 이동은





  늦은 후기입니다.


  첫 시간으로 저희가 읽은 책은 아트 스피겔먼의 <쥐 : 한 생존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작가의 아버지가 세계 2차대전에서 겪었던 고통을 취재하는 방식으로 그린 만화책입니다. 직접 아우슈비츠를 겪었던 부모님을 둔 작가는 그들의 이중적인 모습과 2차대전을 겪은 가족을 둔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그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이야기는 어떻게 부모님이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원래 만나던 사람이 있었고, 그러나 아내를 만나 더 사랑을 하게 되었고 … 이 부분 까지는 그저 평범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전쟁이 나 징집되고 포로로 잡혔다 돌아온 후 독일에게 잡혀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자신이 아는 모든 인맥과 가진 모든 돈을 동원해 잡혀가지 않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허무맹랑하게 잡혀버리고 아내와 헤어져 아우슈비츠로 끌려갑니다.


  아우슈비츠에서 그들은 그저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죽음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잔머리를 굴리고 술수를 부리고 꾀를 피우고 어떻게든 ‘죽지 않는 줄’에 서기 위해 하는 행동들을 보며 어쩌면 조금은 흥미진진하게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간수들에게 특별대우를 받는 아버지. 어떻게든 아내와 이 곳을 나갈 수 있을 거라 믿으며 그 일념하나로 살아나갑니다.


  해방되는 마지막 즈음 수용소에 장티푸스가 유행하게 됩니다. 이때, 아버지는 그 어느때보다도 죽음을 느끼게 됩니다. 화장실에 가는 길목에 널부러져 수습되지 않은 시체들, 그렇게 가까운 시체들 위를 밟고 지나가며 언제들지 자신 또한 이 곳에 누워있을 수 있다는 현실감. 더 이상 살아있는 육체가 아니라 그저 하나의 살덩어리로밖에 취급되지 않는 물체… 그렇지만 다행히 아버지는 살아남게 됩니다.


  <쥐>는 현재의 이야기와 과거의 이야기를 번갈아 보여주면서 진행됩니다. 무덤덤해보이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어쩌면 ‘이미 끝난 과거’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게 이런 기억은 절대 끝나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친구에 대해 “일주일동안 먹을 게 아무것도 없는 방에 갇혀 보면, 그 때는 친구란게 뭔지 알게 될 거다.”라고 말합니다. 아우슈비츠를 겪은 아버지에게 친구란 자신의 생존을 도와주는 사람이었던 것이죠..


  후에 아버지는 자신이 그저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히치하이킹을 하는 흑인을 그저 흑인이라는 이유로 욕합니다. 인종차별로 고통받는 이가 똑 같은 이유로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이 이중적인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그 잔인한 일을 겪고도 사람들은 바뀌지 않는 걸까요? 아직가지도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계 2차대전은 지구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직까지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사건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계속해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게 됩니다.. 하나의 사건을 지나온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느냐, 세상과 역사는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이런 질문을 계속해서 읽을 책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용준

2017.01.08 
12:52:35
(*.170.10.47)

<쥐>에서 시체들을 한 구덩이에 넣고 휘발유를 뿌려 태우는 장면이 너무 끔찍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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