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사유

[저는 만드는 사람입니다 7회] 파지사유 공사일지: 공간은 무엇으로 공간이 될까요?

*[저는 만드는 사람입니다]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목수 김지원의 북&톡 연재글입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건 사고들,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매달 한 편의 글을 연재합니다. 파지사유 공사일지: 공간은 무엇으로 공간이 될까요? “잡동사니에 대한 강조가 가장 중요하다. 도시란 바로 이런 것, 즉 서로를 보완하고 지탱해주는 잡동사니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얽히고설킨 질서는 여러모로 대단히 경이적인 현상이다. 이와 같은 상호 의존하는 여러 용도들의 생생한 집합체, 이런 자유와 이런 삶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주저해서는 안 되며, 우리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항상 의식해야 한다.” ―제인 제이콥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안타까운 공간 공간 디자인을 시작한 뒤로, 나는 어떤 공..

소사 청년네트워크와 만났습니다!

About us/What's up? 길드다(多)

소사 청년네트워크와 교류모임을 가졌습니다! 소사 청년 네트워크는 부천 소사동에 거주하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마을공동체입니다. 마을의 청년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길드다와 닮아있죠! 저희와 마찬가지로 공모사업을 위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 쪽 관계자분이 길드다를 소개해주셨다고 해요. 그밖에도 두 그룹 모두 '동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맴버가 있다던지, 대학교 선후배사이였다던지, 지인의 친구라던지 소소한 연결고리들이 있었어요ㅎㅎ 서로 어떤 집단이고, 어떤식으로 활동해나가는지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어요. 소사에서는 저희 '인문학 공부'를 기반으로 묶여있다는 점이 신기했던 모양이에요. 문탁과의 관계도 마찬가지고,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끼리 함께 공부하며 살아가는 모습들을 재밌어했어요. 저는 소사 맴버들이..

이제 뭐하지?

공산품/2018 공산품 : 생산 프로젝트 길드다(多)

이번주는 파지스쿨과 디자인스쿨이 모두 끝나며 방학을 맞았다. 해야할 숙제도 없어 오랜만에 느긋하게 파지사유에 앉아있었다. 나는 할 일이 하나만 남았다. 오! 마침 열심히 일하고 있는 큐레이터를 보았다. 히말라야쌤이 냉장고의 백 년 묵은 성에를 제거하고 있었다.꽝꽝 얼어붙어 있어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야했다. step 5. 1~4를 모두 사용! 별일이 없었다고 하기엔 이번달에 별일이 많았던것 같은데...예를 들어 누가 파지사유에서 결혼을 했다던가...!

때로는 뜨개질을 하며

공산품/2018 공산품 : 생산 프로젝트 길드다(多)

파지사유에 털실과 대바늘, 코바늘이 담긴 바구니가 생겼다. 머내마을 축제에서 나무에게 털실옷을 입히는 행사가 있는데 문탁에게도 나무의 옷을 떠달라고 했다. 둥글레쌤이 뜨개질 하는 법을 알려주셨다. 안뜨기 겉뜨기를 한 번씩 반복하는 고무뜨기인데 내가 자꾸 실수해서 러프한 촉감이 되었다. 밝은 털실이 코가 잘 보여 초보자에게 좋다기에 둥글레쌤것과 바꾸었다. 초보자용 털실로 찬찬히 뜨다보니 예쁘게 떠지기시작했다.뜨개질은 대충 손을 움직이면 되는 것인줄 알았는데 정성이 필요한 일이 였다. 너무 죄거나 느슨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 일정한 힘으로 떠야 했다. 안뜨기와 겉뜨기 순서를 잘 맞추고.그날 둥글레쌤과 같이 앉아 한참 뜨개질을 했다. 딱 한 시간만 하려던 둥글레쌤이 뜨개질의 마수에서 벋어나기 전까지...

꽃폈다!

공산품/2018 공산품 : 생산 프로젝트 길드다(多)

파지사유에는 작은 정원이 있다. 넓지 않은 데크에 크고 네모난 화분을 가져다 놓고 여러 종류 꽃과 식물들을 심었다. 파지사유에 앉아있으면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햇볕을 쬐고 있는 식물들이 보인다. 식물들이 가까이 있어서 좋다. 해가 뜬 날도 비 오는 날도 예쁘다. 정원이 처음 생겼을 때 모습이 기억난다. 모든 식물의 잎은 풍성했고 해빛 아래 반짝반짝 빛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저런 꽃들과 보랏빛 수국들이 잔뜩 피어있었다. 식물의 이름을 아는 게 몇 개 없어서 마음속으로 이름을 지어주었다. 솜털 상추(?)를 심어보며 흙을 만져 보았는데 생각과 다르게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따뜻한 트렁크에 있어서 그런가? 올해의 무더운 여름에 정원의 식물들도 고생했다. 더운 날씨와 태양빛을 받아서 잎이 말라갔다. 이제 마른 ..

인턴같은 소리 하고 있네! (넌 이미 큐레이터닷)

공산품/2018 공산품 : 생산 프로젝트 길드다(多)

파지사유에서 6개월간 청년 큐레이터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파지사유에 큐레이터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한숨 쉬며 정원 식물들을 관리하는 둥글레쌤을 보며, 붙박이 장처럼 소파에 앉아있는 히말라야쌤을 보며 큐레이터의 존재를 어렴풋이 깨닳기 시작했던것 같습니다. 은근 걱정되었던 화장실청소.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물과 먼지와 기타등등의 만남에 막연한 공포를 품고있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별거 없었습니다. 물칠-비누칠-쓱싹-행구기-끝. 매일 저녁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깨끗하군요. 컵을 씻자. (만화) 누가 컵을 두고가면 컵을 씻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