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여름 첫 번째 시간 <오이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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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년 6월 18일

작성자: 김채진





 

  이번에 후기를 쓰게 된 중학교 2학년 김채진입니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후기를 쓰라고 하셨지만, 어떻게 쓰는지 잘 기억이 안나네요. 이렇게 후기를 돌아가며 쓰는 것도 서로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 선생님의 형식을 베끼지 않고 자유롭게 제가 느낀 수업을 쓰겠습니다.


  봄 시즌이 끝나고 얻은 2주 간의 휴식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가버리고, 다시 여름 시즌이 찾아왔습니다.

  저번 시즌을 끝으로, 저는 총 5개의 다른 주제로 인문 학교를 참여했고, 그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중등인문학교는 정말 듣고 싶지 않은 현실을 알려줍니다. 들어야하지만 듣고 싶지 않은 것을요.

  예를 들자면, 학교는 정말 불합리하다! 라고 알려주었지요. 근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고, 어차피 저는 바로 다음날인 월요일 9시에 학교를 가야하지요. 바꾸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뜯어 고쳐야만 하고, 이렇게 살기에는 불합리함에 화가 납니다. 이리하든, 저리하든, 일단 힘듭니다.

  그런데 왜 신청하냐구요? 그러게요... 저도 그게 의문입니다만, 저도 모르게 신청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의 주제는 집이라는 낯선 곳이군요. 집이 낯선 곳이 되겠네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몇몇 사람들은 외우게 되었습니다. 신청란을 뒤지고 아는 이름을 찾는 것도 재미있네요.

 새로운 사람들도 많았어요. 사실은 벌써 이름을 잊어버렸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람을 잘 외우지 못합니다. 조금 튀거나 자기주장이 확실한 사람은 잘 외울 수 있으니, 이번 시즌의 자신을 아낌없이 뽐내어주세요. 저는 말이 많은 중등인문학교를 원합니다. 설명을 듣는 것도 좋지만, 또래의 의견을 듣는 것도 좋습니다.


  드디어 이번 수업으로 얘기가 돌아왔네요.

  첫 수업이니만큼, 시즌 소개가 길었습니다. 일정 안내와 간략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사실 문자로 매 주 확인하는데 말입니다.)

  행복한 것은 글쓰기가 2번 밖에 없다는 것이에요. 글쓰기가 사라진 만큼 의견 나누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평소에 품고 있던 집이라는 곳에 대한 의견을 이런 곳에서 말하면 좋지 않을까요? 자연스레 토론 분위기가 형성되는 그 순간이 정말 좋아해서 말입니다.

  우리는 가족 호칭에 대한 하와이 원주민, 이로쿼이 족(아메리카 원주민), 그리고 에스키모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가족의 범위와 그 정의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노래도 들었습니다. 제목은 <즐거운 나의 집>.

  그리고 우리는 즐겁지 않은 집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그 노래의 주인공은 '아버지' 입니다. 집에 가면 자기 말을 잘 듣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으니 그에게 집은 휴식처입니다. 밖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 생각을 하니 노래가 나오겠지요. 그럼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집일까요? 아니겠지요?


  오이 대왕을 보면 아버지를 두려워 하는 가족의 마음이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성적표, 계산서, 그 외의 모든 것을 숨겨야하는 이유는 아버지가 화를 낼까봐 입니다. 그는 가족과 거리감이 있어요. 그 때문인지, 혼자 다른 가족과는 다르게 행동합니다. 모두가 오이대왕을 미워할 땐 아끼고, 다른 때 미워합니다.


 그런데 저는 책을 읽다가 그러한 점을 잘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너무 당연스레 넘어갔어요. 잘 생각해보니 어머니가 그런 행동을 했으면 이상하게 여겼을 것 같은데, 왜 아버지는 그냥 넘어갔을까요? 그 이유는 제 머리 속 한 편에, '아버지는 ~~하다.' 라는 공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멀고, 무서운 존재이신 거죠. 제 아버지는 친근하신데도 그랬습니다.


 아버지가 밖에서 일을 하고, 어머니는 안에서 집안일을 해야하나요?


 어머니께 혼나는 것은 감수하겠지만, 아버지께 혼나는 것은 위험한가요?


 아버지는 엄격하시고 어머니는 다정하셔야하나요?


 조금 낯설어지지 않습니까? 


 이제 우리는 이러한 집이라는 낯선 곳을 배울 겁니다.


 후기가 후기가 아니네요.  하지만 열심히 썼습니다. 같은 후기 당번인 연희의 글에 좀 더 확실한 주제가 실릴 것이라 믿어, 수업 내용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쓰고 싶었어요. 첫 수업이라 적극적 분위기는 아니였습니다. 다음 수업은 어떨까요?


 참고로 책을 열심히 읽어야 수업이 재미있어지니, 꼼꼼히 읽는게 좋다고 합니다. 실천해봐야겠어요.


  이제 저는 연희에게 글을 넘기겠습니다.

 

 




  

도연희

2016.06.19 
10:28:15
(*.12.167.231)


 으아ㅠㅠㅠ 늦어서 죄송합니다ㅜㅜ

채진이 글에 이어서 댓글로 후기를 남깁니다.

 

이 책에서의 아빠는 두렵고 나의 비리가 들키면 안 되는 존재입니다아빠에게 집은 진정한 휴식처이지만 다른 가족원들에게는 휴식처가 아닙니다아버지만을 위한 집이것이 작가가 글을 쓰던 시대의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시대가 많이 흐른 지금은 어떤가요지금도 그때와 별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실제로 제 친구들에게 아버지께서 무서우시냐고 물어보았더니 많은 친구들이 무섭고 매우 엄하시다고 하였습니다몇몇 친구들은 아버지께서 바쁘셔서 얼굴도 몇 번 못 본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고 심지어 어떤 친구들은 아빠한테 얻어맞기도 한다고 하였습니다우리는 지금 무조건 가부장적인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고치기 힘들다는 이유로 안 좋은 것을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저는 몇 달 전에 분식집에서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났습니다할아버지께서는 아들이 두 분 있으시다고 하셨는데 두 분 모두 자신과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하시면서 외롭다고 하셨습니다대화를 시도해보았지만 너무 오랫동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색하고 그 어색한 대화마저 금방 끊긴다는 것 입니다이 모습은 가족이지만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된 것 같지 않나요아마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것 입니다.만약 할아버지께서 아들들이 어렸을 때 잘 놀아주고 대화도 많이 했다면 지금 외롭지 않았을 것 입니다너무 바빠서 놀아줄 시간이 없었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하게 되는 평범한 대화나 주말에 단 10분동안의 대화라도 괜찮았을 것 입니다저는 가부장적인 사회가 지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화가 있었다면 오이대왕에서도 아빠가 따로 놀게 되지 않았을 것 입니다대화를 통해 아빠는 어떤 마음으로 오이대왕을 집에 두려 했는지다른 가족들은 오이대왕을 보며 어떤 마음이 드는지 서로 진솔한 대화가 있었다면 아빠와 다른 가족구성원들 모두 소통하며 다른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었을 것 입니다또한 아빠와 다른 가족구성원들 모두 집이 진정한 휴식처가 될 것 입니다.

 

Ps. ……. 쓰고 보니 주제에서 많이 벗어난 느낌이 드네요. 후기 올리기는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올립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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