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읽은 다른 이십대의 탄생 ] 창훈 - 비즈니스 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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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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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515

받는 사람 길드다 맴버들

책을 읽기 전에 노란 봉투에 책과 함께 동봉되어 온 고은님의 엽서를 먼저 읽었습니다.

엽서의 내용을 공개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엽서의 내용에 창훈씨가 어떻게 읽을까, 기다려지는 마음이 더 크니 다행이죠?’ 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고은님이 정말로 기다리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엽서의 답장을 쓰려고 합니다.(그동안 애인들에게 받은 러브레터에도 한번도 답장을 하지 않았지만...)

애매한 당신들에게...

원고를 읽으며 서점에서 일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서점에서 일하면서 난처했던 일 중 하나는 신간의 책이 들어오면 그 책을 에세이로 분류해야 할지, 소설로 분류해야 할지, 자기계발서로 분류해야 할지를 정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보통은 인터넷 교보문고홈페이지에 접속해 검색창에 신간의 책의 바코드(국제표준도서번호,ISBN)을 입력해 교보문고에서 분류한대로 따라서 분류하지만 교보문고에서도 애매하게분류해놓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책의 맨 뒷장에 서평을 읽고 목차를 보고 그래도 애매하면그 자리에서 책을 조금 씩 읽고 마음대로 분류했습니다.

이 책 또한 애매하게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수필이라고 해야할지, 자기계발서라고 해야할지, 철학서가로 가야할지 경제서가로 가야할지 예술서가로 가야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이 책을 쓰고 이 책에 등장하는 세사람 고은, 지원, 동은의 삶도 마찬가지로 애매하게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사람들 같습니다.
학교를 나온 모범생 고은, 목공소를 그만둔 목수 지원, 뭐든 열심히 하지 않지만 가장 열심히 하는 동은, 그들은 분류되기 어려운 책처럼 자신들이 애매한 사람들인 것을 알고 있으며 때론 싸우기도 하고 때론 서로에게 의지하며 자신들의 애매함을 애매한 상태로 그치지 않고 구체화하 것, 그들은 이것을 공부라고 표현하더군요.
학교가 아닌 곳에서 공부를 같이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 개인의 고민을 공동의 고민처럼, 공동의 고민을 개인의 고민처럼 나눌 수 있다는 것, 이렇게 통념 안에선 쉽게 규정할 수 없는 것들을 잘도 하고있는 애매한 사람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애매함으로 가득 찬 이 책의 에필로그의 마지막 문장으로 그들이 어떻게 애매한 것들을 잘도 하는 지 알 것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교보문고 사이트의 도움 없이 이 애매한 책을 어디로 분류할지 생각하게 되는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앞으로도 새롭게 탄생하기 위해서,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 공부하고 글을 쓰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보인다. 그것이 과거와는 다른’, 요구되는 통념과는 다른삶을 살게한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약속 시간한 보다 조금 늦은 어느날 창훈 올림


P.S. 책을 여는 프롤로그를 읽으며 뭐야... 왜 지원이형만 프롤로그를 써? 제일 글을 잘쓰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끝내는 에필로그를 읽고는 ... 그래서 지원이형이 프롤로그를 썼구나.’라고 알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자 이창훈

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19. 5. 27. 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