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여행] 고미숙, <로드클래식>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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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8
-시즌3/길/고미숙 <로드클래식> 감상문
- 작성자 : 김화영









   쉬이 읽히기도 하면서도 어려운 책이었다. 저자가 아는 것은 많지만 그 지식을 잘 정리하지 못한 것이거나, 아니면 내가 아는 것이 너무 없거나. 아마 후자일 것이다. 읽으면서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는 좀 눈에 들어오는 내용들이 많아질까. 


   열일고 여덞 살 즈음, 한창 과거 공부에 매진하던 그때 연암은 우울증을 앓았다. 먹지도 자지도 못할 정도로 중증이었다. 칠정을 누르고 엉기어서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상태가 된 것이다. 

   그때 그는 무엇을 했던가? 저잣거리로 나가 사람들을 만났다. … 자신과는 전혀 다른 ‘타자들’과 접속한 것이다. 타자란 자기와 ‘다르게’ 사는 존재들을 뜻한다. 그들을 통해 전혀 다른 인생, 전혀 다른 길이 있음을 발견하면서 꽉 막힌 기혈이 뚫리기 시작했다. 

 

   연암에게 여행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터닝 포인트라고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체 게바라의 여행과 비슷한 부분도 있다. 이 부분을 읽었을 때 연암의 열여덟과 내 지금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지금 내가 여행이라는 단어에 끌려하는 이유인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2017년은 유난히 무기력한 해였다. 말 그대로 칠정을 누리고 엉기어서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또한 2017년은 항상 떠나고 싶어 했던 해였다. 어쩌면 그렇게 떠나고 싶어 했던 이유는 나의 삶과 다른 삶을 보고, 만나고 싶어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여행이라고 하면 같이 떠오르는 단어는 사람이다. 여행을 풍부하게 만드는 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여행을 다녀오고 난 후, 결국 기억에 남는 건 그곳의 풍경보다는 그 곳에서 대화를 나누고 눈인사를 했던 사람들이었다.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하고 싶다. 사람들의 삶을 보고 싶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18. 3. 5. 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