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가을 여덟 번째 시간 <에세이 초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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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년 11월 10일

작성자: 차명식



  1.  모두가 보아야 할 공지!

 

  공통적으로, 에세이는 ‘나의 이야기, 나의 생각’과 ‘책의 내용’을 연결시켜 쓰는 글입니다. 단지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이 나의 삶과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 내가 책을 보며 들었던 생각은 무엇인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분량은 최소 A4 용지 1페이지가 넘어야 하고요. (1~2페이지 사이라는 뜻입니다. 2페이지 이상 써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1차본을 쓰는 것이므로 좀 더 적어도 됩니다. 그렇지만 서론, 본론, 결론의 모양은 잡혀있는 것이 좋습니다.


  서론은 글을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러한 에세이에서는 ‘내가 이번 중등인문 봄학교에서 읽은 여러 책들 중 하필 이 책을 고른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를 소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물론 다른 방식으로 글을 시작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습니다.


  본론은 글의 본래 내용으로, 자신이 어떻게 책을 읽은 방식과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의 차이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위하여 지난 시간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으로, 밑에 각자 참고하도록 달아두었습니다.


  결론은 글을 마무리하는 지점으로, 본론의 내용을 짧게 요약하면서 적당히 끝맺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이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결국 무엇인지 한 두 문장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면 좋습니다.






  2. 각자에게 주는 Tip



  <그랜토리노>

  성준: 성준이는 영화 <그랜토리노>에서 주인공 월트의 변화를 인상 깊게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고집불통의 참전 군인이자 온갖 종류의 편견을 가지고 있던 월트는 이웃인 타오와 수를 만나 점점 마음을 열고, 마지막에는 타오와 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적으려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본문을 구성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1.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었던 월트의 변화 (월트가 어떻게 변해갔는지 영화 속 장면 한두가지를 묘사하면서 써봅시다)
  2. 무엇이 월트를 그렇게 변하게 만들었을까? (성준이의 생각)
  3.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닌, 현실 속에서도 월트와 같은 변화가 가능할까? 월트를 바꾼 것들은 현실 속에서도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성준이의 생각)
 
  그 뒤 위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결론을 내는 것으로 마무리해봅시다! 
   



  < 희망의 이유 >

  정현: 정현이는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  내용 중 132페이지에서 133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의 질문에 대하여 답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이 장에서 구달은 ‘지구의 생명에게는 목적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우리 인간들은 이 모든 것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과연 인간이 진화의 실수로 태어난, 목적 따윈 없는 그저 태생부터 파괴적인 성향을 가진 종인지, 혹은 우주의 한 요소로서 계획과 목적을 갖추고 있는지 대답하려 합니다. 

  사실, 『희망의 이유』 책 전체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구달은 침팬지 연구를 통해 인간의 모습을 성찰하면서 인간의 폭력성과 악행에 대하여 써나가며, 그에 더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정현이가 이 물음을 가지고 글을 쓰려 한다면 우선 첫 번째로 구달의 주장을 정리하고(‘희망’ 장에서 구달이 제시하는 네 가지 희망의 이유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요약하여 쓰는 게 우선입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구달의 주장에 대한 정현이의 의견, 즉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지, 그 까닭은 무엇인지를 써야합니다. 마지막으로 위의 내용들에 근거하여 과연 모든 인류가 함께, 또 인류와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은 가능할지에 대한 정현이의 생각을 쓰면 어느 정도 글이 정리될 것입니다. 



  <원령공주>

  동찬: 동찬이는 <원령공주>에서 본디 신성한 존재였던 자연이 분노에 휩싸여 무모한 선택을 반복한 끝에 파멸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보았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원령공주>에는 들개신, 멧돼지신, 사슴신 등 자연을 상징하는 여러 동물신들이 등장하지만 영화의 끝부분으로 가면 이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하고 맙니다. 그것은 <원령공주>가 일본의 무로마치 시대, 즉 자연을 숭배하던 고대에서 인간의 역사의 시대로 넘어가는 시점을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동찬이가 이러한 이야기를 가지고 글을 쓰려 한다면, 우선 <원령공주>가 자연의 분노와 파멸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동찬이가 말한 멧돼지 신들의 돌격 같은, 인상 깊은 장면들을 골라 써보면서 영화 속에서 무엇이 자연(신들)을 화나게 했고, 분노한 자연이 무슨 일을 일으켰고, 그 끝에 어떻게 됐는지 영화의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해보도록 합시다. 그 다음에는 요즘 우리 현실에서는 인간들이 어떻게 자연을 파괴하는지, 또 오늘날에도 우리가 그로 인한 ‘자연의 분노’를 입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 사례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여러 자연재해들) 한두 가지를 골라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자연을 대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동찬이의 생각을 쓴다면, 하나의 글을 완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강석 : 강석이 역시 <원령공주>를 골랐고, ‘어떻게 하면 인간과 자연은 공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기 위해서는 ‘왜 인간과 자연은 충돌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먼저 던져 그 답을 나름대로 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업 시간에도 이야기했던 에보시의 제철소 VS 사슴신의 숲 구도를 좀 설명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에보시의 제철소는 사회에서 버려진 나병환자들, 홀로 살기 힘든 여자들, 농사꾼들이 함께 꾸려가는 마을입니다. 또 그들에게 에보시는 공명정대한, 존경할만한 지도자입니다. 즉 에보시의 제철소는 권력자들이 욕심을 앞세워 자연을 파괴하기 위해 만든 마을이 아니라, 사회의 약자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힘을 합쳐 뭉친 마을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제철소를 운영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나무들을 베어내고 숲을 훼손하는 것은 사실이며, 따라서 자연-숲의 신들의 분노도 분명 정당한 것입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권력자의 탐욕이 자연을 훼손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만 적어도 여기서는 착한 편과 나쁜 편이 명확하지 않으며 그것이 바로 이들이 강하게 충돌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양쪽 모두 오직 살아남기 위하여, 각자가 옳다는 신념을 가지고 싸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강석이의 ‘어떻게 인간과 자연은 공존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이런 상황에서 더 무게를 갖는 질문이 됩니다.

 우선 에보시의 제철소와 숲의 대결 구도를 요약하여 설명해준 다음, 그들이 무엇을 위하여, 왜 싸우는지를 써 봅시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함께 살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강석이의 의견을 정리해봅시다. 또 현실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떤 해결책이 있을 수 있을지 강석이의 생각을 정리해봅시다!

 


  <인생학교 : 세상>
 
  용준, 준혁: 『인생학교 세상편』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습니다만, 용준이와 준혁이는 그중에서도 부의 분배에 관한 이야기 - 우리 모두는 생각보다 더 부자이며, 또한 오직 노력으로만 그런 부자가 된 것은 아니기에, 우리보다 가난한 세상의 사람들을 도울 의무가 있다(159p-161p) - 를 인상 깊게 읽었다고 했습니다. 이것을 주장한 토비 오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기부, 당장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지요.

  이것을 가지고 우리는 꽤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첫째,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어떻게 나누어지는가? 둘째, 보다 부유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을 도울 의무가 있는가? 셋째, 그렇다면 혹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넷째, 도와야 한다면 어떻게 돕는 것이 가장 좋은가? 무엇이 그 도움에 있어 가장 중요한가? 현실성? 의지? 다섯째, 나의 부유함을 만끽하는 것과 나보다 가난한 타인과 부를 나누는 것, 어떤 것이 더 풍요로운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모두 자칫 뻔해보일 수 있고, 대답이 이미 정해져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거기에 ‘나’와 ‘현실’을 대입해보면 좀 더 고민할 거리가 많아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당장 나에게 나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할 의무가 주어진다면 나는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일까요? 내 생각에 나는 그렇게 부자가 아닌 것 같은데, 지구 전체의 통계를 내보면 부자고, 그래서 기부를 해야하고, 그런데 기분은 내키지 않고. 다른 질문들도 모두 이처럼 ‘나’와‘ 현실’을 대입해보면 더 깊어집니다. 위의 질문들 중 특히 용준이와 준혁이에게 와닿는 질문 몇 가지를 골라 답해보고, 그를 통해 각자가 ‘부의 분배’와 ‘함께 살기’를 대하는 태도를 정리해봅시다!




  <블랙 라이크 미>
 
  윤수, 하진, 연희: 세 사람이 『블랙 라이크 미』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조금씩 다른듯하면서도 겹치는 맥락이 있습니다. 윤수는 인종차별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길 원했고, 하진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차별들에 대하여 쓰고 싶다고 했고, 연희는 실생활에서의 차별 및 차별에 대한 경험들을 정리해보고 싶다고 했지요. 즉, 보다 구체적이면서 생생한, 현실에서의 차별을 다루어보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수업 시간을 통해 우리 일상 속에서의 인종 차별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무심코 사용되는 비하의 표현들, 때때로 전철 등에서 마주치는 외국인들에 대한 편견 어린 태도, 또 그 모든 것들이 잘못되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그를 지적하려 할 때 우리가 겪게 될 실천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아마 세 사람 다 일상 속의 차별, 자신의 경험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본론 파트를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그 이야기들을 가지고 다음을 어떤 이야기로 이끌어낼 것인가는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요. 실천의 어려움을 진지하게 고민한 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하여 써보아도 좋고, 왜 이런 차별들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보다 깊이 파고 들어봐도 좋습니다. 굳이 팁을 하나 주자면, ‘만약 나였다면 어땠을까’하는 상상을 글 전반에 걸쳐 넣을수록 글이 더 생생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동혁. 예림, 지원: 사람이 『블랙 라이크 미』에서 주목하는 것은 위의 세 사람과는 약간 다릅니다. 동혁이는 용기 있으면서도 기상천외한 작가의 행동에 주목했고, 예림이는 작가가 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삶을 사는 선택을 내렸을까 하는 점에 주목했으며, 지원이는 백인이 흑인의 입장이 된다는 것이 어떤 심정일까에 대해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아마도 세 사람은 ‘작가와 작가가 내린 선택’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세 사람이 본문을 구성할 때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서 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2. 작가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3, 백인이었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대우를 받으며 다른 삶을 살면서 작가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이와 같은 내용들은 세 사람의 생각을 써도 좋고, 각자의 생각을 쓰되 책 가장 뒤쪽에 실린 <발문> 파트를 보며 참조해서 정리해도 좋을 것입니다. 아무튼 그와 같이 작가에 대하여 정리한 다음에는, 다시 ‘나’로 돌아오면 어떨까 합니다. ‘나’는 작가의 저런 선택을 이해할 수 있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만일 ‘내가’ 저런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실천에 옮길 수 있을까. 즉 앞부분은 작가의 선택에 대하여 정리하고, 뒷부분은 ‘만약 나라면’ 하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가를 이해하고, 나아가 나 자신이 차별 문제에 대하여 갖고 있는 생각을 확인할 수도 있겠지요. 덧붙이자면, 양쪽 모두 <발문> 파트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꼭 한 번 읽어보기 바랍니다. 



  채진: 채진이는 아마 책을 바꿀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일단은 『블랙 라이크 미』로 되어있으므로 이 책을 가지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채진이의 문제의식은 보다 구체적이고 집중되어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우리가 꽤 많이 다루었던 이야기, 우리가 일상 속에서 친구들과 대화할 때 무심코 나오는 차별적 언어들에 어떻게 대응할까 하는 문제입니다.

  채진이 말마따나 차별문제는 미국의 흑백 갈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우리들도 쪽바리, 짱깨 등 수많은 차별발언들을 별 문제 없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막상 그런 것들이 잘못되었음을 알면서도 문제를 제기하려 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보다 생생하게 글로 옮기려면, 보다 구체적으로 ‘그 애들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나는 그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왜 나는 그것을 말로 옮기지 못하는지’를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가 쓸 수 있는 한 가장 솔직하고 자세하게 그러한 상황들을 옮겨낼 수 있어야 글에 생명력이 더해집니다. 지난 시즌 채진이가 썼던 에세이처럼 말입니다.

  만일 그와 같이 상황을 묘사한 다음, 나는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서 조금 막힘이 있거나 뻔한 이야기밖에 쓸 수 없을 것 같을 때에는 채진이도 『블랙 라이크 미』 뒤쪽의 <발문> 부분에 나타난 작가 그리핀의 고민 등을 참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묻고 참조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아무쪼록, 생생한 글을 기대합니다. 




 이 외, 경민이는 이번 주에 나오지 못한다고 했으니 제 메일로 어서 초안을 보내주기 바라고.....
 실인이는 <원령공주>로 쓰기로 했는데, 정확히 어떤 부분이 인상깊었는지를 알려주기 바랍니다!

 다들 일요일에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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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18. 3. 11.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