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여름 여덟 번째 시간 <에세이 초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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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년 8월 4일

작성자: 차명식




  1.  모두가 보아야 할 공지!


  공통적으로, 에세이는 ‘나의 이야기, 나의 생각’과 ‘책의 내용’을 연결시켜 쓰는 글입니다. 단지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이 나의 삶과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 내가 책을 보며 들었던 생각은 무엇인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분량은 최소 A4 용지 1페이지가 넘어야 하고요. (1~2페이지 사이라는 뜻입니다. 2페이지 이상 써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1차본을 쓰는 것이므로 좀 더 적어도 됩니다. 그렇지만 서론, 본론, 결론의 모양은 잡혀있는 것이 좋습니다.


  서론은 글을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러한 에세이에서는 ‘내가 이번 중등인문 봄학교에서 읽은 여러 책들 중 하필 이 책을 고른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를 소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물론 다른 방식으로 글을 시작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습니다.


  본론은 글의 본래 내용으로, 자신이 어떻게 책을 읽은 방식과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의 차이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위하여 지난 시간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으로, 밑에 각자 참고하도록 달아두었습니다.


  결론은 글을 마무리하는 지점으로, 본론의 내용을 짧게 요약하면서 적당히 끝맺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이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결국 무엇인지 한 두 문장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면 좋습니다.


  * 덧붙여, 이번 시즌에는 모두 네 번의 글쓰기를 이미 마쳤습니다.(대부분은 3번 정도 썼을 것 같지만^^;;) 그동안 자기가 썼던 글과, 제가 했던 피드백을 돌아보면서 내용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지난 시간에 이야기한, 각자에게 주는 Tip


  <오이대왕>


  실인: 실인이의 경우, 우선은 <오이대왕>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데서부터 시작합시다. 어느 날 오이대왕이 나타난 뒤 무슨 일들이 있었고 어떻게 정리되었는지를 A4 반 페이지 정도로 정리해봅시다. 그 다음으로 오이대왕이 나타난 사건이 가족에게 있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힌트를 주자면, 수업 시간에 우리는 오이대왕에서 오직 ‘아버지’만이 계속해서 따로 놀게 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두가 오이대왕을 싫어할 때 아버지만 오이대왕을 떠받들고, 모두가 오이대왕이 사라진 데에 후련해하는데 아버지만 오이대왕를 제대로 혼내주지 못했다며 속상해합니다. 가족들과 아버지의 마음은 계속해서 이어지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오이대왕이 사라진 다음까지도.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가 외따로운 위치였음을 알게 된 것도, 실은 오이대왕이 나타났기에 드러난 것입니다.

  오이대왕은 다른 가족들보다도 ‘아버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왜 아버지만이 다른 가족들과 엇갈리는지, 오이대왕에 나타난 모습들을 차근차근 풀어 설명하면서 실인이의 경험과 연결시켜 봅시다.



  <우리 엄마는 왜>


  현서: <우리 엄마는 왜>에서 현서가 인상 깊은 부분이라고 말했던 부분은 ‘매니저 엄마’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아이의 영어발음을 위해 혀를 수술시키고, 학원 시간표와 스케줄까지 일일이 다 관리하는 매니저 엄마. 현서에게도 그런 부모님이 있는 친구가 있다고 했던가요. 그렇다면, 현서가 그 친구와 나누었던 이야기들과, 현서의 경우를 함께 비교해서 ‘아이에 대한 부모의 도움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에 대하여 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매니저 엄마’들도 아이들을 괴롭히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지요. 다들 아이를 위한다고 생각하면서 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런 매니저 엄마에게 현서가 충고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부모는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게 적당한지, 왜 현서는 매니저 엄마의 방식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그것이 아이를 어떻게 힘들게 하는지 같은 이야기들을 현서가 친구에게 들은 것들과 현서의 생각을 버무려 쓰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원기: 원기 역시 현서와 비슷한 부분이었습니다. ‘매니저 엄마’, 그리고 ‘워킹맘’에 대한 여러 학생들의 인터뷰가 인상 깊었다고 했었는데요. 그것을 토대로 해서 쓰되 원기의 생각, 원기의 경험이 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책에 나온 인터뷰들은 ‘매니저 엄마’와 ‘워킹맘’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데에만 활용합시다, 원기는 그것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좋게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또 무엇인지. 원기의 경험에 따르면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힘든지. 나아가 원기가 생각하기에 왜 매니저 엄마와 워킹 맘 같은 현상이 생겨나는 것인지. 신문이나 책에서 나온 말은 가급적 간단하게 쓰고, 원기의 생각과 경험을 담아내는 데에 집중합시다.


 

 <미스 리틀 선샤인>


  희찬: 희찬이는 미스 리틀 선샤인의 등장인물들 중 할아버지를 가장 인상 깊은 등장인물로 꼽았는데요. 그렇다면 할아버지를 통해 미스 리틀 선샤인에 등장하는 가족들의 인간관계를 분석해보는 것이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가령 초반부, 여행을 떠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모습.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최대한 많은 여자들을 사귀어보라고 하는 장면, 아버지가 발끈해서 제발 그런 소리 좀 하지 마시라고 소리치는 장면, 그러면서도 어린 손녀에게는 정치 이야기 중이었다고 시치미를 뚝 떼는 모습. 아버지는 왜 화를 냈으며, 뻔뻔스럽던 할아버지는 왜 손녀에게만은 시치미를 뗐을까. 또 중간에 할아버지가 죽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고 왜 그렇게 반응했을까.

  이렇게 등장인물간의 대화와 반응을 통해 관계를 분석하고, 그것을 영화의 결말 부분과 연결지으면 영화 속에서 가족들의 관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실은 그것이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입니다. 그것들을 차근차근 정리해보도록 합시다.



  유빈: 유빈이는 여러 등장인물들 중 항공학교를 꿈꾸는 ‘드웨인’을 가장 인상 깊은 인물로 꼽았습니다. 내내 입을 꾹 다물고 말을 하지 않던 드웨인한테는 사실 숨겨진 사연이 있었지요. 그의 꿈은 뭔지, 그 사연은 뭐였는지, 왜 내내 말을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인지, 유빈이가 드웨인을 다른 사람한테 소개한다고 생각하고 드웨인은 어떤 사람인지 유빈이 나름대로 설명해봅시다. 그리고 만약에 유빈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유빈이는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지, 왜 그렇게 행동했을지 상상해서 적어보도록 합시다.

  덧붙이자면, 드웨인이 여동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유빈이의 경우와 비교해서 써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네요.


 

  혜림: 혜림이 역시 <미스 리틀 선샤인>을 골랐네요. 처음은, 많고 많은 책들과 영화들 중 하필 왜 <미스 리틀 선샤인>을 골랐는지부터 시작합시다. 이 영화가 대충 어떤 내용이며 이 영화를 왜 추천하고 싶은지를 간략하게 적습니다. 그 다음은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떠올려봅시다. 그 장면에서 등장인물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나요? 왜 그렇게 행동하게 되었을까요?왜 그 장면이 인상 깊었고, 그 장면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것 같은가요?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나서 천천히 곱씹으면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혜림이의 생각과 의견들을 채워나가야 합니다. 어렵고, 그럴듯하고, 커다란 정답을 찾기보다 지금 혜림이가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혜림이의 솔직한 느낌들과 생각들을 적어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중간중간 ‘만약에 나였다면’ 같은 식으로 혜림이를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글이 더 쉽게 써질 수도 있습니다. 위의 질문들을 중심으로 내용을 채워본 다음, 결론에서 깔끔하게 요약하여 정리해봅시다!



  <나는 부모와 이혼했다>


  연희: <나는 부모와 이혼했다>에서 이혼이란 사실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수업 시간에 했던 이야기들도 주로 그에 관한 것이었고요. 잘 곳을 마련하는 주인공, 자기 스스로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 자기만의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주인공……이러한 순서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독립’이란 무엇인지, 독립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지에 대하여 말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연희 역시 독립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이러한 내용들이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연희가 생각하는 독립의 의미는 무엇인지, 연희는 독립을 하고 싶은지, 하고 싶지 않은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만약에 독립을 하려고 한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지. 이미 여러 차례 에세이를 써본 경험이 있는 연희이므로 길게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서론 ? 본론 ? 결론의 구조를 잘 지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 기본적인 이 두 가지만 명심합시다.



  윤수: 윤수가 포인트로 잡은 부분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독립’, 부모와의 이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것을 윤수의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윤수에게는 얼마나 많은 ‘혼자만의 시간’이 있나요? 부모님도, 동생도 없는 윤수만의 시간. 그런 것이 언제 필요하다고 느끼고, 왜 필요하다고 느끼지요? 그런 시간이 주어지면 윤수는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나는 부모와 이혼했다>의 주인공은 부모님의 이혼으로 가족들이 흩어진 가운데 자기 자신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하여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박물관, 알마 누나와 마들렌 할머니 등 자기 나름대로 새롭게 채워갔지요. 윤수도 윤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한 이유를 찾는 것과, 그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론 부분에서 윤수가 이 책을 택한 이유와 윤수가 흥미롭게 느낀 부분을 설명하고, 본론에서도 무게 있는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윤수의 솔직한 마음, 윤수의 솔직한 경험을 위주로 써보도록 합시다. 결론에서는 앞의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거 잊지 말고요.


 

  지후: 지후가 고른 이야기는, 어쩌면 이번 시즌의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집 안, 가족들 속에 있는 나와 집 밖, 가족들에게서 나왔을 때의 나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아마 지후가 썼던 글의 주제도 이것과 관련되어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것을 참조해서 쓰면 좀 더 빠르고 수월하게 글의 틀을 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엄마와 있을 때 나는 아들이나 딸이 되고, 선생님과 있을 때는 학생이 되며, 친구와 있을 때는 친구가 되는 것처럼 ‘나’의 모습은 나를 둘러싼 인간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습니다. 가족들 속에 있는 나, 집 안의 나와 가족들과 있지 않은 나, 집 밖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일 수 있는 것이지요. 여기에 대한 지후의 생각을 찬찬히 풀어보면서, 지후의 경우는 어떤지 예를 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이번에도 기대하겠습니다.


 

  용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은 소설을 이해하는 첫걸음이자 그 이야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가장 간단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런 면에서 용준이가 ‘만약, 우리 부모님이 이혼한다면 나는 어떨까’하는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은 썩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로 글을 쓰다보면 어느새 쓸 내용이 금세 바닥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나는 부모와 이혼했다> 주인공의 경우를 하나씩 설명하고 용준이의 경우를 짝짓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즉, <나는 부모와 이혼했다> 주인공이 한 일들을 차례차례 분리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1. 주인공이 부모와 이혼하기로 결정하기까지 2. 그 다음에 한 일. 3. 또 그 다음에 한 일. 4. 부모에게 들킨 다음에 주인공이 한 일 등으로 나눠본 다음 1번 같은 경우에 용준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또 2번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했을지 차례대로 써보는 것입니다.

  물론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쓸 내용이 충분한다면 용준이의 방식대로 밀고 가면 됩니다. 용준이가 어떤 글을 써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리어왕>


  정현: 정현이는 이번 시즌 우리는 가장 괴롭게 했던 ^^;; <리어왕>을 골랐습니다. 그 중에서도 리어왕의 ‘비어 있는 사랑’에 대해 쓰겠다고 했는데요. 이것은 리어왕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느냐 묻는 리어왕에게 코딜리어는 Nothing이라고 답하고, 리어왕은 그것을 수량적인 의미 ? 숫자로 0만큼 사랑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요. 하지만 코딜리어가 그것을 말했을 때는, 의미 없음의 Nothig, 사랑을 숫자로 재려는 것, 말로써 알려는 것이 얼마나 의미없는 것인가로서 말한 것이구요.

  이 외에도 리어왕에는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 눈에 보이는 것, 숫자로 재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나약하고 무의미한가를 여럿 말하고 있습니다. 정현이가 말하는 ‘비어있는 사랑’도 그와 연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글을 쓸 때 ‘리어왕’외에 보다 실제적인 예시, ‘비어있는 사랑’이 우리 주변에서,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특히 ‘가족’에서 어떻게 나는지 예를 들면 더 좋은 글이 될 것 같습니다. 기대합니다.


 

  채진: 채진이가 집에 가서 ‘사랑을 확인받고자 하는 심리’에 대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수업 시간에도 참 힘들었죠. 왜 꼭 사랑을 말로 해야 하는 것인가. 왜 꼭 말로 듣고자 하는 것일까. 사랑은 말로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다 널 사랑해서 하는 일이야’라고 말해지는 일들 가운데서도 ‘사랑받는’ 당사자가 이해하기 힘든 이들이 종종 있고, ‘사랑의 표현’이라고 해서 이루어지는 일들 가운데서도 당사자에게 고통으로 다가오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채진이라면 아마, 이런 것들에 관해 자신의 생각이 잘 표현된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아도 좋으니 정확히 채진이가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나타낼 수 있도록 주의해서 써봅시다.


 


 이 외에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재연이와 정석이도, 위의 팁들을 참조하여 각자 책을 골라 하나씩 글을 써올 수 있도록 합시다.


  설령 분량을 다 채우지 못하고, 글을 다 쓰지 못하더라도 어쨌든 뭐든 가져오는 게 중요합니다. 가져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주에 수정하면 되는 거니까요!


 그럼, 모두 일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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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18. 3. 11.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