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s 테이블> ZOOM 토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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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초빈

업로드 날짜 : 2020/9/27

 

 

문탁쌤(빅마마)과 청년들이 함께 식사하는 <마마’s 테이블>, 이번 달은 시국을 고려해 줌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주제는 ‘청년과 가족’으로, 문탁쌤이 최근에 쓰신 <루쉰과 가족>을 읽고 각자 준비한 요리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책과 요리가 주제인만큼 뭔가 대단한 요리를 준비해야 할 것 같아서 저녁에 부랴부랴 돼지고기토마토스튜를 언니랑 만들었다(올리고 싶은데 사진 찍는 걸 깜빡했다). 다른 사람들도 각자 자기만의 요리를 들고 왔다. 메밀국수, 샐러드, 사과, (배달만 1시간 걸린)피자, 라면, 물(..!) 등등... 화면 너머 사람들의 밥을 구경하는 건 신기한 경험이었다...

 

 청년과 가족 그리고 결혼, 자연스레 연애와 성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당시에는 웃어넘기고 말았지만, 성에 관련돼서 언니나 나나 촌스러운 반응을 보일까 걱정이란 문탁쌤의 말이 왠지 머릿속을 맴돈다. 마마‘s가 끝나고 언니한테 성에 관한 이야기가 오갈 때 불편함을 느낀 적이 물었을 때, 언니는 불편하지는 않고 단지 몰랐던 이야기들이라 놀랍다고만 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나는 남의 성경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재미있는 한편으로는 조금 불편함을 느꼈던 것 같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불편할만한 이유가 없는데 불편하다, 성에 대해 불편하게 반응하는 게 ‘올드 패션’이라고 나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뉴 패션(?)처럼 재미있는 부분만 취하려고 해봐도, 의지만으로 바뀌지 않는 내 바탕 어딘가에 공포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언제나 성에 대해 두렵다는 감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에 그 공포는 아마 오랜 기간 걸쳐 형성된 걸 거다. 언니랑 달리 나만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언니에 비해 비교적 여성혐오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기회가 많았어서 그런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혐오를 경험한 모든 여성이 다 나와 마찬가지로 두려움이 강하진 않을 거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으면서도 굳이 극복해야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 의식이 바뀐다고해서 세상에 있는 여성혐오가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하고 말이다.

 

 글이 아니라 말로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아! 라는 확신과 달리 마마‘s에선 정작 많은 말을 하진 못했지만... 기억에 남는 토크가 된 것 같다. 다음 달에는 상황이 괜찮아져서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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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20. 9. 28.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