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하우스] 2회_<식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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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아토

 

크루.와상의 첫번째? 두번째? 프로젝트인 샐러드하우스가 열렸다. 크루.와상의 멤버 형준, 새은, 우현을 제외하고 수아,제윤,아토,지선님 이렇게 7명이 모여서 '식사'를 주제로 음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모두가 조심스러웠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환기는 필요하지 않나...2m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며 음악과 이야기를 맛있게 풀어냈다.

형준의 [밥으로 이은 기억]

오키나와를 방문했을 때 만난 밥과 사람을 기억하며 추억으로 남기까지의 이야기를 소설처럼 풀어낸 글. 그리고 왠지 모르게 쓸쓸한 음악, «추억-스즈키 츠네키치» 과 «사라지는 꿈 -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단지 먹는 행위인 '식사'가 아닌 잠시 일상을 돌아볼 수 있게 기억을 상기시켜주는  '식사'를 느낄 수 있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수아와 나는 글에 첨부된 밥 사진들을 보며 무슨 음식인지 맞췄보기도 했다.

 

우현의 [나는 왜 오마카세를 먹는가]

"나는 요즘 인생 최대의 물욕과 싸우고 있다." 라고 시작해 음악을 오마카세(타인에게 맡김)한다는 진정한 오마카세이야기. 그리고 맛깔 나게 딥했던 음악,  «딥플로우 - finder».

'한 끼니'가 아닌 '한 음식'으로 만날 수 있는 오마카세는 매력이 있었다. 어떤 음식을 '선택'해서 먹는 것 - Dining -과 그 음식에 '집중'해서 먹는 것 - Fine-Dining-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음악 역시 내가 마냥 즐기는 것이 아닌 선택하여 집중해서 즐기는 것이 아티스트, 오마카세 주인장으로 부터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수아의 [먹고 싶다]

어수룩하지만 그 자체로 순진하고 담백하게 담겨있는 음악, «이랑 - 먹고 싶다»와 함께한 이야기. 가사 중...

배달도 안 되는 이 새벽에 어쩌지
짜장면 피자 치킨 탕수육
생각만 나는데, 어차피 내일 일어나면 또
김밥 천국에 가서 김밥 한 줄 시켜먹고 말 텐데
그래도 먹고 싶다 맛있는걸 먹고 싶다

열여덟 자취를 하던 수아의 공감이 담겨 있었다. 1인분이 없었던 그 시절에 피자, 치킨을 결국 생각만 하다가 김밥 한 줄만 사먹었다. 먹고 싶지만 먹지 못 했다. 하고 싶지만 하지 못 했다. 하고자 하는 욕구는 강하지만 못하는 게 다반사...그럼 뭘 어떻게 하지?

 

제윤의 [인공잔디]

숨을 크게 쉴 수 있었던 음악, «악동뮤지션 - 인공잔디»와 함께한 이야기. 가사 중....

나에게는 시들 걱정 필요하지 않아
밟히고 뭉개져도 내 색을 잃지 않으니까

모든 게 좋아 보여
All things I have are looking good
하지만 내가 행복하지 못했던 이유는
You know why?

나도 숨 쉬고 싶어
비를 삼키고 뿌리를 내고 싶어
정말 잔디처럼

제윤의 근황, 고민 그리고 해결을 노래와 함께 녹여냈다. 음식에 비유해보자면 차가운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울 때 랩핑에 구멍을 뚫지 않거나 뚜껑을 닫아버리면 결국 터져버린다. 따뜻하게 하려고 했는데 터져버리면 무슨 소용인가. 잠시 숨을 크게 쉬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새은의 [하루 몇 끼 드시나요?]

삼시세끼보다 식사시간의 중요함을 자신의 경험으로 다양하고 흥미롭게 쓴 글. 그리고 마법 따위 믿지 않을 것만 같은 음악,  «The Lovin' Spoonful - Do you believe in Magic». 한국인에게 끼니란 역시 삼시세끼이다. 새은은 두 끼를 먹는 사람으로서 "삼시세끼가 건강한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갖고 다양한 식사시간을 논리적이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그리고 한끼, 두 끼, 삼시세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규칙적인 식사시간의 중요성을 말했다. 까다로운 입맛과 불규칙적인 식사시간으로 '식사'에 무심했던 나. 코로나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요즘, 엄마한테 더욱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한 지선님. 하루 몇 끼를 먹는지가 아니라 하루 몇 시간 '식사'에 집중하는지 되돌아 보게 되었다.

 

아토의 [Under the Sea]

저 깊은 기억 속에서 꺼낸 음악,  «Samuel E. Wright - Under the Sea» 그리고 창피하지만 간만에 회상해서 더 창피한 이야기. 요리대안학교를 다녔을 때 춤으로 음식을 설명하는 수업이 있어 친구들과 해물탕을 표현했다. 어느 누가 해물탕 재료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표현할까.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어떻게  찾아내지 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기억이 떠올라 간만에 재밌있었다. 생각보다 '식사'와 '음악'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많은 일상들에 음악이 녹아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던 시간이다.

 

샐러드 하우스엔 음식, 음악, 사람, 이야기가 있었고 아주 맛있게 잘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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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20. 4. 22. 0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