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인문학

2020 중등인문학교 S1 <마을이란 낯선 곳> 두 번째 시간 후기

지난 세미나, 행사/중등 인문 길드다(多)

2020 중등인문학교 시즌1, 의 두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연경 연주 한영 가람 네 사람 모두 함께해주었는데요. 오늘 함께 읽은 이번 시즌의 첫 번째 책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었습니다. 책의 전체적인 느낌에 대하여 우울하고 안타까웠다는 감상과 함께 이해하기가 어려웠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사실 당연한 일입니다. 저도 고등학생 때 이 책을 처음 읽었는데, 그 때 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했거든요. 표현이라던가, 문체라던가, 또 구성과 전개라던가, 아무튼 여러 가지 면에서 이전까지 우리가 접해오던 책들과는 좀 이질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시기에 대한 배경지식이 우리에게 부족한 탓도 있지요. 책 서두의 ‘철거계고장’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 책은 ..

2020 중등인문학교 S1 <마을이란 낯선 곳> 첫번째 시간 후기

지난 세미나, 행사/중등 인문 길드다(多)

2020 중등인문학교 시즌1, 의 첫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연경, 연주, 한영, 가람, 네 사람 모두와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히 자기소개를 나누고 이번 수업 시간에 읽을 책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전체적인 일정과 읽는 책들은 바뀌지 않았지만 세부적으로 아주 조금 바뀐 것들이 있어 함께 체크했습니다. 그 와중에 요즘 친구들이 학년별로 번갈아가면서 1주일씩 학교를 나간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네요. 아무튼 코로나가 참 많은 것들을 바꿔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이라는 주제에 관련된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하여 함께 답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령, ‘마을’이란 무엇일까? ‘도시’는 무엇일까? 그럼 ‘동네’는 또 뭐고, '우리 동네'는 어디까지일까 같은 질문들이었죠. 우선 ‘..

[책 읽습니다(17) ]그럼에도 불구하고 - 하워드 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Writings/차명식의 <책 읽습니다> 길드다(多)

글 : 차명식 (청년길드)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1. ‘세상’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책이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라고 하면 이 글을 읽는 ‘녀석들’, 즉 수업의 당사자들은 조금 당황스러워 할 것 같다. 겨울 수업에서 이 책은 녀석들에게 썩 호응을 못 받은 쪽에 속했기 때문이다. (아마 『소년이 온다』 쪽이 훨씬 호응이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비단 그 때 뿐만은 아니다. 그 뒤로도 나는 종종 다른 수업들에서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를 교재로 썼고 대개 꽤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만족스럽진 않았다. 어쩌면 내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내 인생의 책 한 권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꼽을 테니까...

[책 읽습니다 ⑩] 그리고 도시가 태어났다 -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Writings/차명식의 <책 읽습니다> 길드다(多)

글 : 차명식 (청년길드)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1. 나와 아이들이 함께 수업한 문탁 네트워크는 용인 수지지구 동천동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즈음에는 우리 집도 그 부근에 있었는데, 대충 13년 정도를 거기서 살았던 것 같다. 13년 전 내가 처음 동천동에 왔을 때에는 지금 들어선 건물들의 채 절반도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자리에는 높은 철제 벽이 둘러쳐져 있었고, 얼핏 보이는 틈 사이로는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에 무너져가는 단독주택이 보였다. 해가 질 무렵이면 들개들이 그 폐가에 모여들어 울어댔기에 불안한 마음으로 그 옆을 지나야 했다. 그런가 하면 학교 가는 길에는 현대사 교과서에서나 볼법한 판잣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앙상한 널빤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