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다 강학원 <정동> 시즌 2 3회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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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고은

업로드 날짜 : 2021-12-03

 

  <정동의 힘>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많은 분들이 참석하지 못하셔서, 지원과 명식과 저 셋이서만 세미나에 참여했어요. 제가 발제를 하면서 장마다 몇 개의 질문을 준비했는데요. 그 질문들을 살펴보며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들고 온 질문은 이 책의 3장에서 '숨겨진 것이 없다'는 말이 무얼 의미하는지 묻는 것이었습니다. 숨겨진 것이 없다, 완전히 솔직하다는 표현은 저자가 미디어 매체에서 정동이 일어난 조건을 살펴볼 때 이 책의 곳곳에서 쓰는 표현이었어요. 저자의 표현이 우리가 보통 말하는 “나는 숨기는 게 없어”, “거짓말이 아니야”와 비슷할지 궁금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는 숨겨진 것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텔레비전은 모든 것을 보여 준다. 레이건의 얼굴, 표정, 목소리, 목소리 상태, 아름답게 떨리는 목소리를 텔레비전은 전혀 숨김 없이 전한다."(3장, 162쪽)

"질문에 대답할 때 가메다 고키는 여러 번 궁지에 몰렸다. 그 때마다 긴페이 회장이 개입하면서 고키는 발언 시간의 여유를 얻는 장면이 몇 번 있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든 그의 말들은 질문의 포인트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지 않는 솔직한 것이었다."(4장, 195쪽)

 

  이때 솔직한 것이란 저자가 사용하는 개념인 '연기 이상의 행동'을 말하는 듯합니다. '연기 이상의 행동'은 의식적인 것과 무관하게,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행해집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나는 완전 솔직해!라고 말할 때의 주체의식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봐야겠지요. 오히려 이때 '연기 이상의 행동'은 반은 주체적으로 반은 수동적이기 때문에 주체와 객체의 위치가 계속 바뀝니다. 나는 솔직해!라고 말할 수 있는 주체는 없습니다. 다만 솔직해져버린=주체의식과 멀어진 신체가 있을 뿐이지요. 대상화·의식화가 일어날 새 없이 단번에 신체가 이 행위에 투입됩니다. 따라서 주체나 객체, 의지 같은 것보단 운동 과정의 순수한 관계가 도드라져 보이게 됩니다.

 

  정동이란 행위가 감정과 다르다면, 그건 아마도 주체-객체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신체가 투입되어 버린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구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에 읽을 책이 <감정 노동>인데요, 여기서 어떻게 감정과 정동을 구분하고 또 정동을 포착할 수 있을까요? 다음 세미나에서 한번 시도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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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21. 12. 30.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