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kopelli in da cave] 180813 helelyos 작업기

728x90

여느때와 같이 낮에 일어나 밥을 먹으며 카톡방을 확인하던중, 친구놈에게 전화가 왔다. 대부분 쓸데없는 소리를 주고 받으며 웃는다. 그러다가 친구놈이 묻는다. "야 그러고보니 톡방에 올린 노래 들어봤냐? 니 좋아할 것 같은데." 이 녀석은 각종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고, 굉장히 다양하게 찾아본다. 깊이는 그다지 깊지 않지만 엄청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톡방에 추천음악과 영화를 올리곤 하는데, 별 해괴한 것들을 많이 올려서 이젠 믿고 거른다. 심지어 보고싶던 영화나 음악이었는데 그녀석이 추천하면 거부감이 들 정도이다. 


어쨌든 그날도 이상한 음악을 추천한 모양이었다. 당연히 듣지 않았고 들을 생각도 없었지만 전화까지 해서 추천하는 걸 보니 괜찮은 음악인가 보다. 


(링크 : https://youtu.be/SsQXFxxseqU)


1960~1970년대의 페르시안 팝,펑크,사이키델릭 장르의 음악들을 모아놓은 컴필레이션 앨범이었다.


첫곡부터 귀에 꽃혔다. Helelyos 라는 곡인데 옛날 펑크느낌이 너무 잘 살아있어서 몸을 흔들 수 밖에 없었다. 악기 연주의 비중이 크다보니 샘플링을 하기에도 적합했다. 


"야 이거 힙하네." "그치! 내가 말했잖아 좋다고!"


요즘엔 일렉음악에만 빠져있다 보니 이런 옛날느낌이 오랜만이었다.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샘플링을 할때마다 느끼는 것. 역시 뭐든지 소스가 좋아야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

그리고 음악 만들기는 생각보다 쉽다는 것.

원곡을 통째로 갖다놓고 랩을 얹어도 다른 음악이라고 할 수 있고, 저작권 문제만 해결하면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좋은 음악이 될 수는 없으나 요즘 돈을 버는 음악들을 보면 혼란스럽다. 나도 그냥 대충 대충 만들면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더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바보가 되는 것 같달까. 


너무 고민을 오래하는 것도 독이 될 수 있다고 느낀다.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를 시키려다가 방향성이 틀어지는 경우도 겪어봤고, 무엇보다 마무리하기가 어렵다. 내 작업들은 보통 오래 붙들고 있다 지쳐서 포기해버리는 게 대부분이었다. 


어쨌든 자르고 붙이고 벌리고 뜯어보며 좋다고 생각되는 루프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가사를 쓰려고 하는데.. 도데체 원곡의 가사와 뜻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helelyos 라는 말의 뜻은 찾아봐도 나오지 않았고 부른 가수의 대한 정보 조차 없었다. 2009년의 미국가수가 이곡을 리믹스 했는데 그 곡은 굉장히 무겁고 어두웠다. 뭔가 저주를 쏟아붓는 듯한...(https://youtu.be/MuEbpKOUyZU)


원곡은 그런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에 일단 적어보기 시작했다. 역시나 돈에 대해서.


남녀노소 돈에 휘둘리는 우린 

다시말해 얘랑 쟤랑 

누가 더 비싸 돈이 척도라 해도 나는 비싼 척도

안해 걍 살어 너도 마찬가지야 걍 살어

아 미안 방금 한 말 취소 신경 끄기로 했어 

...


꽤나 맘에 드는 가사가 완성되었다. 근데 이 가사를 다른 비트에 쓰면 더 잘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나는 비트 말고 더 어두운 그런거. 이 비트에 어울리는 가사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돈에 관한 이야기를 신나게 푸는게 어려운 건지 흠.  어쨌든 비트보다는 가사가 더 마음에 들어서 가사에 맞는 비트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이 비트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언젠가 쓰일지도 모르지. 



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18. 8. 21.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