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를 읽는다] 다섯 번 째 시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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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소 뒤늦은 후기가 된 점 죄송합니다. 썼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보니 빼먹었네요--;;


  이 날은 세계사의 구조 두 번째 시간으로, 네 개의 교환양식 중 교환양식 B에 해당하는 국가의 교환양식, 세계=제국의 시대를 다루었습니다. (저자가 구태여 이콜 기호를 써서 표현하는 이유는 말 그대로 세계적 규모의 제국들인 ‘세계 제국’과 구별하여 ‘다수의 도시국가나 공동체를 아우르는 세계적 시스템으로서의 제국’이라는 의미에서 ‘세계=제국’이라는 표현을 쓰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은 실로 역사 공부에 충실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학창 시절 세계사 교과서에서 읽었을 법한 이야기와 이름들이 많이 나왔고, 지금까지에 비해 작금의 우리 현실을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있을만한 부분들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부분들은 분명 있었는데요. 저자가 우리 일반적인 역사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주장들을 곳곳에서 보여주었지요. 이 후기에서는 그 부분들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첫째. ‘농업혁명’, 즉 원시인들이 농사를 짓게 되면서 정착하여 정주사회를 건설하고, 그로부터 국가가 발생했다는 이론은 거짓이다. 사실은 농업혁명의 결과가 국가인 것이 아니라 국가의 결과가 농업혁명이다.



  농업의 기원은 농촌인 아닌 다양한 공동체들의 사물과 정보가 집적되며 기술자가 모이는 도시에 있다.(114) 그녀는 그것을 원도시proto-city로 칭하는데, 고진이 보기에 그것은 사실 국가이다. 도시가 시작되었을 때 이미 국가는 시작된 것이고, 도시에서 농업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바로 국가에서 농업이 시작된 것이다. 도시는 새로운 신에 대한 종교적 맹약과 교역을 위한 보호의 필요 속에 신전도시, 성채도시로서 탄생했으며 그것은 곧 무장된 국가였다. 도시가 탄생했고, 거대 국가가 형성되었으며, 그러한 국가가 관개농업을 발전시켰다. (발제문)



  둘째, 맑스는 아시아의 전제 제국들이 세계사적 흐름에서 동떨어진, 씨족 사회 단계의 농업공동체에 기반한 정체된 제국이라 말했지만 사실 아시아의 전제 제국들이야말로 세계사에 있어 형식적으로 완성된 제국들이며 로마, 몽골, 이슬람 제국들은 아시아 제국의 영향을 받아 생성되었다.



  세계=제국은 관개형인 동양 전제 제국으로 시작하며 그 이외 타입들은 아시아적 제국의 주변부에서 그와 관계하는 것으로 발전한다. 오리엔트 제국들은 중핵, 그리고 그 주변, 다시 아주변으로 구성된 공시적 공간의 구조가 존재하는 것이다. 주변부는 중핵에 정복되거나 정복하면서 동화된다. 아주변은 제국=문명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제국의 모든 걸 거부하는 자들은 주변과 아주변마저 벗어나 ‘권외’, 산악부 혹은 변경으로 떠난다. (이상 발제문)

 


  셋째, 우리가 절대왕정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사실 아시아 전제 제국들의 시스템에서 가져온 것들이며 다만 절대왕정은 고대 제국들과 달리 자본의 교환양식을 장려함으로써 부르주아 혁명을 초래하였다.



  일찍이 맑스는 이런 아시아적 농업공동체가 이시아적 전제국가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는데 실은 그 반대인 것이다. 아시아적 전제국가는 씨족 사회의 전통을 필요에 따라 사용했을지언정 그 연장은 아니며, 또 복지국가적 측면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으며 일찍부터 왕조를 초월한 관료제와 상비군을 갖추고 있었다. 로마를 위시한 서구의 제국들은 이런 아시아적 전제국가의 제국적 시스템을 계승하였다고 보는 편이 옳다. 즉, 아시아 전제국들은 세계사에 있어 초기적인 형태가 아니라 형식적으로 완성된 광역국가(제국) 형태였다. (발제문)



   가장 대표적인 발상의 전환은 이 세 가지였지만 그 외에도 흥미로운 부분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세계사 속 수많은 제국들 - 그리스, 로마, 몽골, 이슬람, 아시아 전제제국 - 들의 발생을 모두 연결시킨 것, 맑스의 가치형태론을 충실히 쫓아가는 세계 화폐 발생에 대한 이론, ‘복종을 대가로 생명을 보장하는 교환’이라는 국가적 교환양식B에 대한 해석 등등. 무엇보다도 자본의 교환양식, 즉 교환양식 C의 출현을 예고하는 부분들이 많아 다음 장에서는 보다 우리 시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이야기를 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이제 점점 더 이 책이 이르고자 하는 최종적인 목적지, 교환양식 D를 향한 여정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다들 잘 따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교환양식B 약탈과 재분배(지배와 보호) /국가

교환양식A 호수(증여와 답례) / 네이션

교환양식C 상품교환(화폐와 상품) / 자본

교환양식D 미지수X / 미지수 X


작성자
길드다(多)
작성일
2018. 11. 1. 04:02